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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기록.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7. 7. 18.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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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지나버렸다.

부족했던 그 동안의 잠을 잔 것도 아니고, 무언가 움직여 습기차고 있는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 준 것도 아니다.

다만, 그저 조금의 답답함을 달래고자 책상의 구조만 약간 바꾸고.

방에 걸려있는 커텐들을 모조리 걷어버렸다.

방구석에 쳐박혀있던 큰 가방 안에 넣어두었던 많은 가방들이 못쓰게 되어버려서 버리고 정리했고.

아직까지 침대에는 옷가지들로 엉망이다.

얼른 정리하고 자야할텐데.

 

얼마 전, 계속 운동을 하지못했던 관계로 밤에 엄마와 함께 운동 겸 해서 산책을 다녀오다가,

또 큰소리로 이래저래 말다툼을 했다.

이상하게 엄마랑은 꼭 그렇게 되버리는 건 또 어쩌면 딸과 엄마의 관계일지도 모르겠다.

다행이라면야, 내가 시집을 가게 되면 또 달라질지 모르지만.

그건 그렇다치더라도 엄마가 나를 좀 이해해주었음 좋겠다 싶었다.

다녀오던 도중 갑자기 한바탕 소나기가 내려 엄마와 아무말 없이 비를 피해있는 동안에도

목까지 올라오던 머릿 속에 좌악 정리되던 말이 그저 입밖으로 내뱉지 못했음이,

한 편으로는 참 아쉽기도 했고 다시 생각해보면 잘한 일이지도 싶다.

솔직히 또 다시 목소리가 커질까봐의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했던 것 같아.

 

한동안의 생활이라는 게 그랬던 것 같다. 지금도 뭐 그러하고.

 

그나마의 위로가 되어주던 블로그라는 것 마져 자꾸만 하지 않게 되는 나인 듯 하다.

아마 은연중에 마음 속 어딘가에서 얼마 전 전화통화를 하다가 들었던 그 말 때문에 더 그러한걸까 말야.

무엇에 대해 그렇게 단정지어 내뱉은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내가 뭘 제대로 모르고서 받아들인 말이라 할지라도 자꾸 생각할수록 스스로에게 더 화가난다.

그리고 그 것이 정말 맞는 말이라 할지라도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게 더 그리 되는 듯 하다.

처음부터 몰랐던 상대의 습성이라면 모를까, 그래도 인지하고 있었기에 그 쯤에서 끝났지 싶은 건,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결국에는 이렇게 주절거리고 있지 않은가 말야.

내가 그만이면 되는 것이고 상대야 어쨌든 개의치 않을테니 거기서 끝내면 되는 것이니까 뭐. 나쁘지 않아.

그래서인지 몰라도 요즘에는 특히나 더 엄마가 자꾸만 이래저래 뭐라고 따지면 정말 화가난다.

 

얼마 전엔 걸려온 전화 한 통이 잠깐동안 참 마음을 씁쓸하게 한 듯 하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나지만, 그래도 치밀어 오르는 무언가가 괜히 잠깐씩, 그렇게 종종 생각에 잠기게 하곤 했다.

그리고 이젠 것도 끝이겠지 싶다.

참 우스운 건 그래도 아직은 시작이 많아야 할 나이에, 너무나도 '끝'이라는 단어가 자주 난무하는 나는 아닐까 싶다.

 

"그저 조금만 이해해주면 안되냐. 엄마는 걱정해야 할 끔찍히 아끼는 남편이 있고,

이래저래 늘 마음 써야할 멀리 있는 아들이 있으며,

학원을 운영하는 덕에 주위에 항상 교류하는 많은 원장들이 있지 않느냐.

그리고 그 많은 엄마 가족들도 있지 않느냐.

나는 친구라고 고작 몇 안되는 중에 그것도 늘 엄마가 꼬치꼬치 캐묻는 바람에 누구만나서 뭐하고 이래저래 말해야하고,

그애는 이렇다, 저애는 이렇다. 아직도 이런 이야기들을 이야기 하면서 엄마의 판단을 들어야하고.

그렇다고 나도 남들처럼 기본급 톡톡히 받고 딸랑 중등부 강의만 하고 싶다고 어디 하소연할 사람이 있길하나.

다른 학원들처럼 선생들 회식하면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연락도 하면서,

이래저래 학원이야기 이모저모 이야기 할 기회가 있길 하냐.

늘 곁에 함께해야할 남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끔찍히 뒷바라지에 힘써야 할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

게다가 하나 있다는 동생이라는 녀석은 얼굴 보는 게 1년에 한 두번은 된데다가 먼저 연락하는 법은 절대로 없으니.

이젠 조금씩이나마 나이가 어느정도 차고있는 나라는 걸 조금은 인정해주면 안될까.

앞으로는 나를 위해 조금 더 앞서가야할 엄마의 딸이라는 걸 조금만 알아주면 안될까.

나라는 애도 이젠 어느정도는 다 알아서 할 수 있는 정도의 나이가 아니냔 말이다."

 

정말이지 하도 많이 생각을 해서인지 토시하나 안틀리고 다 생각나는 그 목까지 올라왔었던 그 소리들.

 

어찌나 꾹꾹 눌러 담아 참았던지.

요즘에는 말이라는 게 줄다보니 알아서 적당히 묵음해버리는 것도 일상이 되어가는 듯 하다.

정말 화가나고 기분나쁘고 한방 먹여주고 싶은 이들에게도 그저 생각만 할 뿐이고,

그저 내가 참아버리자. 이대로 넘어가면 그만이지가 되어가는 게 참 신기한 듯 하다.

 

오늘이라는 하루가 시작되기 전엔 참 좋았다.

그렇지만 지나면서 무얼하고 있는 나인가를 생각해보자니 참 한심하기 짝이 없음이다.

그래도 방정리랍시고 조금이나마 이룬 게 있으니 다행이라고 할 밖에.

쓸데없을 그 소리들 또 주르륵 늘어놓고서 이제 마무리 하고서 얼른 잠들어야지 할 뿐이다.

조금 전만 해도 눈이 피곤하고 막 감기려해서 모니터를 바라보는 것도 힘겹더니만,

또 그 타임이 지나버리고 나니 아무렇지도 않는 듯 하다.

 

요즘에는 그렇게 무언가에 도전하고 늘 애쓰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은 것 같다.

제발 이러고 지나는 시간들이 시일내로 끝이 나야할텐데 말이다. 그리 되어줄지 모르겠음이다.

 

 

카메라를 들고가지 않았음이 어찌나 후회되던지 말이다. 그 날 하늘은 정말 멋졌다.

얼굴은 다 타고 몸은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정말이지 오래간만에 보는 그 풍경이라는 건 말이 필요없이 좋았다.

정말 이 날 하늘은 장관이었으니까.^^.

참 간만에 올리는 글인 것 같은데도 이모냥인 나인 듯 하다. 에고야. 아쉬운 휴일인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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