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모든 것들이 꽁꽁 어는 겨울 다가오겠구나.
해마다 이맘 때 즈음이면, 뭔가 해놓은 것 없이 또 그렇게 맞이하는 다가오는 연말이겠거니 했던 거 같다.
그렇게 지나온 시간이 아마도 7년이 넘었지 싶다.
하지만, 올해는 그렇게 또 다르다. 이건, 어찌보면 색다른 것으로 받아들여 한 편으로는 다행인 것인가? ^^
이틀 전, 선생님 보겠다고 학원으로 한 아이가 찾아왔다.
지금 그 아이의 동생이 또 다시 나에게 배우고 있고,
듬직한 모습으로 내게 악수를 청하면서 그렇게 어느새 청년이 되어서 반듯하게 선생님 예우를 해주는 걸 보면서...
나라는 존재는 그 아이가 그만큼 자랄동안 해온 것은 무엇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한 편으로는 날 보아주러 발걸음을 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고마운 마음 한가득.
또 한 편으로는 어떤 노랫말과 달리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가 아닌,
모든 것들은 이다지도, 이토록, 이만큼 달라져 있음에 내 모습은 무엇인가에 대한 애잔한 마음 한가득이었다.
언젠가부터 뒤돌아보는 것들도 하지 않게되고,
이렇게 블로그도 아주 종종 뭔가 그저 마냥 늘처럼 이렇게 끄적이고 싶을 때만 들르는 걸 보면..
일상 속의 모습은 이제 정말 말 그대로 온전히 일상 속의 내 모습으로만 지나고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은 이면이 있듯이 그렇게 언젠가는 왜 자꾸 되뇌이고 지나간 시간들에게 얽매여 있기만 한 내 자신일까를 연신 외쳐 댔었는데,
지금에와서의 내 모습을 보자하니..
참 희한하게도 애쓰지 않아도 될 것들은 이렇게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새삼스러워 하고 있음이다.
이제는 오히려 너무나 뒤돌아보지 않아서 문제가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으니 말이다.
분명 직면해 있는 많은 문제들도 있고, 지금 이렇게만 지나가서는 안되는 소중한 시간들임에도, 나는 자꾸만 제자리 걸음인 것만 같다.
벌써 10월이라는 시간을 달력이 가리키고 있음에도 정작..
올해는 '이것만은 꼬옥 하자'의 실행은 고작 하나 뿐이니 ^^;
어찌보면 언제나 그래왔듯 '그래, 하나라도 만족시킨 게 어디냐'라고 하며 그저 넘어가버리면 그만일지도 모르겠으나,
이젠 터무니 없이 모자라는 '그저'라는 것의 대신은 그만두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더불어, 철저히 혼자의 모습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요즘. 도달한 나의 모습이라곤 어쩌면 고작 이것 뿐이구나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 언젠가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 둘러 쌓여서..늘 명절이 되거나 연말 연시 즈음에 안부를 전해주고 그랬었다.
하지만, 그 모습 역시나 내 스스로가 좋자고 해왔던 것들이었으며...내가 원치 않으니 행해지고 있지 않은 일이겠지.....
이젠 종종 아주 작게나마 행해지고 있음에 그나마에 의미를 둬야겠지.
그래, 결과적으로는 '그대로인데...'가 아닌 나도 참 많이 변했구나의 결론이구나.....
오늘 일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고나서 식당에서 나오는데 누군가가 내 두손을 덥석 잡았더랬다.
초등동창 은경이었다. 남자친구와 식사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얼핏 들은 소식으로 결혼날짜를 드디어 잡았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무심히 넘어가버린 걸 콕 집어주는 만남이었다.
그냥 길가다 마주쳐서 날 알아봐주는 이 한 명 쯤은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살아왔으니, 뭐 그렇게 이젠 그럼 된 거 아니겠어?
마음먹은 대로 언제고 한 번 들러주라는 전국 각지의 지인들에게 얼굴 한 번 억지로 시간내지 않아도 갈 수 있음 된 거 아니겠냔 말이다.
누가 날 찾아와주거나 일부러 애써 말을 걸어주지 않아도,
한명 쯤 종종 그렇게 "오늘 일은 다 끝났어?", "어디야?" 말을 건네주는 이가 있음으로 만족하니까.
제자리 걸음이지만, 그렇게 올 한해는 내게 참 뭔가 색다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며칠 전의 갑작스런 한 아이의 방문으로 인해, 생각치도 않았었던 친구의 우연한 만남으로 인해,
나의 일상 속에서의 이야기를 또 한 번 이렇게 꺼내봄이다.
남은 2012년! 그렇게 특별히 다를 것 없이 지나가더라도 소소함이나마 내게 그런 무언가의 잔상을 남겨주렴.
남아있는 2012년의 끄트머리엔 또 다른 무언가가 날 기다리고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조용히 없는 듯이...슬그머니 지나가고 또 지나가는 한 해로 그렇게.
그 언젠가 지겨워만 했었던 지나가는 한 해와는 다르게...그렇게 내게 손을 뻗어주렴.
가야할 길을 잃어버리고 계속 맴도기만 하는 나에게 단 하나의 길을 제시해줄 수 있는 앞으로의 통로가 되어주길..그래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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