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이 사진이 참으로 아른 거리는 며칠이다.
우선 몇 가지로 정리해보자면,
아주 아주 깊은 상처를 받은 것 같다.
고등수학은 늘 나를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부모님은 아직도 여전하시다.
이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싶어서 스스로 나름의 정리가 필요한지라,
퇴근하자마자 포스팅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뭐 순서는 상관없다. 늘 그렇듯 누군가 보라고 적는 글이 아니니까.
늦은 퇴근을 했다.
원장님께 야단도 맞고.....수업 하나 없어진 거 때문에 내내 불편한 것이 터졌다.
그래도 여전히 좋은 말씀 해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우리 천사 원장님.
그래, 이번에는 제대로 마음먹고서 그렇게 고등수학 지도할 때는 다르게,
제대로 변신한다는 생각으로 지도해보자 그렇게,
그러면서 조금씩 내리는 빗방울 맞으면서.....
기분 좋게 굳은 다짐 속에서 정말 정말 늦은 퇴근을 했다.
어제의 기분 따위는 오늘은 없지~ 괜찮다 되뇌이면서,
내심 그래, 이렇게 되버린 바에 차라리 늦게 퇴근해 버리는 게 낫겠다 싶어서 서서히 비를 즐기며 집으로 왔다.
언제나 그렇듯 비오는 밤이면 아주 잠시 시동을 켜둔채로 시간을 보내야해서,
차 안에서 조용히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카톡이 하나 왔다.
뭔가가 녹음이 된 파일이다.
부모님께서 최근 다시 다투시는가 보다.
아마도 아버지는 알려주고 싶으셨는지 어제 아침에는 엄마랑 싸우시던 중에 통화를 거셔서 들려주시더만 ㅡㅡ;;
오늘은 아예 녹음을 해서 보내셨다.
아버지와 잠시 통화를 했다.
엄마에겐 전화를 걸지 않았다. 모르겠다. 그냥 아빠에게 했다. 그게 나을 것 같았다.
그 와중에 비가 정말 세차게도 내렸다.
간단히 통화를 마치고 나서 집에 들어오자 마자 뭔가 어제처럼 또 너덜해진 거 같다.
(그래도 어제 보단 낫다. 어젯밤엔 손목을 그어버리고 싶었으니까. 죽어도 괜찮다 싶었으니까.)
어제 수업 중이었다.
정말이지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거겠지, 또 지날 일이겠지 하고 넘겼던 함께 했던 주말의 시간이.
문자 하나로 인해서 어찌나 혼란스럽던지.....
수업을 하는데 갑자기 몸에서 열이나고 식은 땀이 다 났다.
나 아직도 멀었구나 싶었다. 그렇다고 식은 땀이 다 나냐 ㅡㅡ;;;
그냥 차라리 아무 말 하지 말고 넘어가지, 나름 내 생각해서 그런 거겠지만 뭐.....
어젠 수업 마무리를 어떻게 했는지,
퇴근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운전을 하는데 떨어지는 눈물 방울 때문에 너덜 너덜해진 기분을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
내가 상처를 받은건지 이건 뭔지 분간이 가질 않아서,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인가 싶어서.....너무 멍~해져 버렸다.
뭐라 기분을 표현해야 할지 몰라,
마치 좀비가 된 마냥 아무 생각없이 퇴근하자마자 침대에 1시간 정도를 멍~하니 앉아있다가 겨우 움직였다.
난, 정말 그냥 내가 주의하고 조심해야겠구나~ 자중하자.
내가 그동안 너무 과했구나 생각하면서 나름 열심히 아무말 하지 않고 진지하게 반성 중이었는데,
이건 대체 뭔가 싶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술을 마시고 더 엉엉 울어 버렸을테지만.....
이게 왠 걸,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눈물이 펑펑 나더라.
그냥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미친듯이 더 내내 울다가 겨우 씻고 잠에 들었다.
너덜너덜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아버지에게서 받은 전화와 더불어 제대로 콤보 멘탈 때림이었다.
따지고 보면 내 잘못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아리송다리송. 아니면 상처를 너무 깊이 받은 건가?
그래서 감각이 없는 건가?
정말이지 어찌 판단을 해야하는지 머릿 속에서 아무 것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래서 귀가 하자마자 그냥 예약해둔 빨래 바로 널고나서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엉엉 울다가 씻고 잤다.
그 와중에 술을 먹지 않은 내가 기특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신기하기도 했지만.....
부모님 + 너 = 결국 모든 건 내가 아니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란 결론을 내고.....
그런가보다 하고 내일 해뜨기를 기다리면서 잤더랬지.
내가 이러고 있지 않으면 부모님은 그러지 않으셨을거고,
내가 아녔다면 너도 그러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오히려 그래, 아직 이렇게 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야 하면서,
나를 다독이다가 잠에 들었던 듯 하다.
이렇게 열심히 포스팅하는 중에 또 아부지는 통화버튼을 엄마랑 다투시는 중에 누르셨다.
대체 두 분은 나이 드실 만큼 드셔서 이건 또 갑자기 왜 이러는 건가 싶으다.
또 멍~하다. 나도 모르겠다 ㅡㅡ;;
그래,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만큼의 돈에도 허덕이고.....
해야할 일은 넘기에 너무 큰 산이고.....
그런 내가 뭔 미래를 계획하고 그러겠니.
하루하루 버티는 게 그나마 장한 건데~~~~
내가 너무 오만했구나 싶다.
이제는 조그마한 기댈 수 있음과 삶의 의미를 두는 것 마져 허용치 않는 내 삶인 건가 싶으다.
하하 이거 보소~
그나마 보던 야구 볼 맛도 떨어지게 정말 두산은 KT 밥인가 보다 ㅡㅡ;;;;
이제 어디 하나 기댈 수 있는.
응원해주면서 내 스스로에게 더 힘이 되는.
난 나름 소소한 거였는데,
어쩌면 상대방에겐 아녔던 나의 행동.
그 마져도 허공에 날아간 거 같다.
하긴 뭐, 지금은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자 해서 나름 괜찮지만.....
아니 조금 전까지는 그런대로 정말 괜찮았는데,
하아.....왜 갑자기 부모님까지 이러시는 것이냐 대체.
내 나이 이맘 때 쯤이면 부모님은 더 이상 그러지 않으시겠지 싶어......
빨리 30이 되고 싶었던 18의 그 때가 떠올랐다.
근데 아닌 걸로 결론났네 젠장구리~~하핫 ㅡㅡ;;
그럼~ 그럼~ 모든 것들은 이렇게 한꺼번에 닥쳐 주어야 제맛이지. 하핫.
여태 별 일 없이 무난하게 올해 그렇게 자알 지나갔다 했다.
이런 것들이 있어주어야 또 나의 2019년이 기념이 되겠지.
아침에 용이 멍뭉냥 산책 시키고,
그저 무난하게 잘 보냈던 하루라 여겼는데 아닌건가.
그래도 그 와중에 제대로 건진거라면.....
술을 먹지 않았다는 거.
뭐 하나라도 해낸 게 있다는 게 어디니.
뭔가 정말 거창하게 시작했는데 결론이 너무 너저분하고 두서가 없어져 버렸네.
괜찮아. 괜찮은 거야. 어쩌겠어.
뭐, 그러다가 자야겠다.
일단 얼른 씻자.
쓰고 싶었던 생각이 사라질까봐,
귀가 하자마자 이렇게 중얼 거려봤다.
비가 내내 참 기분 좋게도 내린다.
잠은 잘 잘 수 있겠지? 하핫 ㅡㅡ;;
그래.
내가, 내가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도 어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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