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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무던함.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5. 4. 21.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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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무서움 절실히 느끼는 요즘.

무에 그리 좋을까. 기분이 아주 들뜬다.

얼마전 벚꽃 피기 시작했을,,

비가 문득 살폿 내려주던 그날 찍었던 사진이 생각나..

오늘 그 길에서 다시 샷을 날리다.

 

 

 

 

신기하게도 변해버린 그 길은,

분명 같은 길임에도

선명하리 만큼.

예쁘게도 핀 벚꽃들이 다 떨어지고

푸른잎 무성할 오늘. 

어제 비는 언제였나는 듯이 말끔해진 그 길.

옆의 철창마져 고와 보이도록

무성해지고 있는 가로수들.

 

 

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또 일상에 묻혀간다.

 

 

1.

 

며칠전의 산책들의 효과일까. 아니면 주위의 고마움일까. 그렇게 참으로 마음 따스해지는 요즘. 그렇게 무언가에 들떠, 남들이 보면 무슨 좋은일 있을까. 웃음이 많아졌다. 좋은 기분만 가득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속으로 하루 내내 웃어버리고 말았던, 지난 토요일에는 너무나도 피곤했음에도 집에 돌아와 웃음 한가득 머금은채. 돌아오는 길. 화사하게 마무리를 짓고 있는 벚꽃길과 곱디 고운 연둣빛 가득한 길을 오래토록 거닐었다. 2주 전에 보게된 '달콤한인생' 이란 영화덕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그 시점을 통해, 나는 웃음도 많아지고 다시 MP3 player 를 던지고 CDP에 익숙해져 가는 그 시점이 되었다. 너무나도 좋은 음악들이 함께 함에 감사했고, 고마웠다. 그렇게 고마움은 하나씩 하나씩 시작되고 있음이다.

 

2.

 

무슨이유에서일까. 괜시리 기분좋았던 토요일을 복소수계산들과 씨름하다 마감한 토요일 밤. 일요일은, 그렇게 시작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옷을 주섬주섬 챙기고, 집을 나섰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데 그렇게나 나에게 구박받고선 그만둔 -우연히 받게 된 자식의 소견서를 보고선 그제서야 문제파악이 되선 그 난리 난리를 치고선 애의 의견도 섭렵하지 않고 학원을 바꿔 버린 그 학부모. 그애는 언제고 성적이 나아지지 않을거야.- 그 애가 저쪽에서 걸어오다 나를 발견하고 움찔해하는 그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나는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여기 숨을까 되돌아갈까 망설이는 그애를 보고 '어쩔수 없는 건 어쩔수 없지.' 라고선 생각하다가 결국 차뒤에 숨다가 나와서는 인사를 하고 가는 그 애에게 조심히 안부를 건넸다. " 어디가니? " 이렇게..그리 내내 웃었던 일요일 점심 후. 유난히도 피곤해 보이는 고등학생을 붙들어 잡고 열심히 복소수를 가르치는데, 참 안쓰럽다는 생각들어 그렇게 예정보다 조금 일찍 집에 돌려보내고선 조기 조 사진의 그 길로 나섰다. 여전히 형형 색색 알록달록 싱글생글한 대학생들 가득한 전대를 가서 이쁠지 안이쁠지 모르지만, 결국은 또 그 디자인의 신발을 골라 Sale 이라는 고것 덕분에 남은 돈으로 모자까지 하나 샀다. -참 이상도 하지. 누구의 말처럼 아니라고 해도 사고나서 보면 또 같은색. 같은 디자인. 우습다.-돌아오는 길에는 일부러 도보를 택하여 사진도 한 컷 찍고 내내 그 과거의 그 시간들 곱씹어보았다. 그러다가 했을 그 전화. 이제는 후회스럽지도 미안하지도 않을 그 안부 전함 속에 들려오는, 선배의 목소리는 다행일까. 역시나 아직 멀었을까. 내심 좋아보이니 만족해라는 마음 되뇌이면서 수없이도 많은일들과 아련함 가득한 길을 택해 집으로 되돌아왔다.

 

3.

 

이제는 구지 필요치 않아라는 생각으로 인라인을 타러 갈까 하다가 말아버린 주말. 자꾸만 되돌아보게 되지도 않고 그저 고이 지나가는 하루하루..그것에게도 고이 고맙다는 슬쩍 건네 지났다. 주말 내 마음 한구석 뜨겁게 달궈주는 '불멸의 이순신'. 그리고 새벽에 본 영화. '여자, 정혜' 참 좋았다. 무슨생각일까. 내내 지켜보는 심정으로 그렇게.

 

4.

 

월요일. 새로산 신발을 돈까지 얹어주신 관장님께 확인시켜 드리고 괜시리 기분좋게 돌아오는 길. 주위 사람들에게 안부를 날릴까 하다가 내내 꾹꾹 참았을 그 길. 주말의 뿌듯함이 지속되어 좋았던 그날 일과를 무사히(?) - 아~주말끝에 애들을 보는건 좋기도 하지만 피곤해..-마치고선 간만에 집에와서 늘 보던 야심만만 프로를 마음껏 즐겨주고선 늦게 잠을 청한 탓에 꼭 가야했던 치과에 가야했지만 못감을 아쉬워하면서 허둥지둥 시작해 여지없이 월요일의 지각을 달성하고선 시작했던 일과를 둘러보니 묻혀가고 있음에 감사하는 밤. 살짜기 빗방울 소리를 들렸을 밤. 금방 그치고 나버린 그 비가 내심 아쉬웠지만, 여전히 다시 CDP와 멋진 이어폰과 함께 잠에 들었다. 그리고 오전에 받은 그의 안부의 답에 '늘 그렇게 안부 받아주어 고마워요.' 라고 보냈던 문자를 생각했다. 이제는 슬슬 '괜찮아'라는 단어가 머리속에 떠오르고 있는 요즘. 그렇게 다시 고마움이 늘어간다. 그에게이든 나에게 이든. 주위에게. 하나씩 하나씩 쌓아져가는 고마움. 단 하나. 밤에 듣게된 그 오라버니의 단언은 '앗' 해버린채 늘어가는 고마움에 묻어버렸지만.

 

5.

 

치과가 오전진료를 휴진한 덕에 출근길에 쇼핑을 잠시하다가 문득 발견한 목에 방울을 달고 있는 고양이 휴대폰 줄이 내내 참 신기하게도 이쁘고 기분이 좋아짐이다. 싼맛에 장만한 이쁘장한 귀걸이와 더불어 생전 사보지도 않았을 이상꾸레한 디자인의 우산에도 기분좋아 오전에 배달된 주문한 옷도 참 좋다. 오후 늦게 내려주는 빗소리에 뿌듯하여 빗소리에 함께하는 강의를 내심 즐거이 마치고 운동마져 가벼이 넘겨버려도 좋았을 화요일밤. 주체할 수 없을 기분좋은 비오는 화요일밤을 어찌할지 몰라. 아흑~>.< RHkorea.com 사이트에 간만에 글을 올리고선 일찍 잠들어야 겠다는 생각에 컴터를 끄고 펼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라는 책은 막바지를 향해 갈수록 감탄사를 연발하게 해준다. 더불어 배달된 ㅎㅎ 문자들도. 그렇게 책에 고마워, 또 문자에 고마워. 내려주는 세찬 빗소리에 고마워. 그득그득 안고 서서히 잠에든..더불어 전해받은 블로거들의 안부에 또 고마워. 붕붕 떠다녔던 화요일밤.

 

6.

 

일어나보니 03:36. 무의식적으로 간밤에 배달된 고마움의 문자에 다시 답을 날리고선 대화가 이어지다가 그쳐버린 빗소리에 아쉬워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메세지가 계속 날라오는지도 모른채 잠에 빠졌다. 어렵사리. 그렇게 날이 밝았다. 얼마전부터 계속 새벽에 일어나 출근하시는 아버지를 배웅하고자하는 내 의도와는 달리 오전 햇살의 유혹. 잠의 달콤함에 빠져-왜 해가떠야 잠이 잘오지...-예민해서일까나 어머니가 청소를 하시다가 무심코 똑 소리를 내면서 건들어버린 내 방문소리에 놀라 일어났다. 헤매고 헤매다가 이른 아침의 지침에 빠져 다시 잠에 들었다 일어나니 헉! 또 치과를 못갈지도 모르는 사태가 되고야 말았음이다. 계속 망설이고 망설이고선 택시를 탔고, 뻔뻔한 얼굴로 태연히 치과에 들어가 가만히 조용히 왔다는  말 없이 앉아있자니. 이 간호사 언니. 슬그머니 내 차트를 들고 진료실로 향했다. '휴..' 한숨만 내쉬었을뿐. 실상 단 5분도 걸리지 않는 치료라 그나마 다행이었다. 계산을 하면서 내심 미안한 마음에 건넨 " 늘 늦어서 죄송해요." 라는 말이 무안할정도로 "네.."라고 잽싸게 대답해버리는 그 언니..-_-;; 정말 거슬렸을거야. 그래서 몇마디 더 건네보았더니만 그래도 꼬박꼬박 대꾸는 해주니 다행일세. 치료를 해서 다행이라는 마음 안고 나선 치과. 일터로 향하는 그 길. 상큼한 딸기주스 한잔과 함께 며칠사이로 무성해진 가로수들을 살폿 찍어보았다.

 

 

7.

 

아악...어찌해야 할지 모를 딜레마에 잠시 빠져버린 점심을 먹는 그 시간. 다시 시작한 일과는 조금이나마 편함에 위안을 한다.-어제부터 6학년 애들이 수학여행을 간다고 이틀째 쉬니까.-기어코 아부지를 만나 결판을 내리라. 치과비용도 타야겠다는 마음으로 돌아오려고 했으나..아버지는 가는 날 장날이라고 부재중이시란다. ㅡ0ㅡ..모레 있을 심사덕에 운동을 쉬어주면 안되는데도 구지 집을 택해서 가는 길에 엄마를 붙잡고 에라 모르겠다...같이 옷을 사러 갔다. 봄이라고 화사한 색으로 골라주어 옷을 위아래 한벌씩 사주고서는 집에 돌아와서 마감을 하다 보니 이젠 제법 자리를 잡아감에 있어서 티가 난다. 옷도 사고 이것저것 악세사리도 사주고 밤에는 옷장 정리까지 했다. 더불어 머릿속에 떠올랐던 생각. 이제는 정말 때가 된 것 같다는 고 생각. 기분좋음 한껏 안아 간만에 연관도 없을 그에게 안부문자를 날리니 왠걸 답장이 왔다. 오전에 잠시 생각했던 그와의 유효였던 것들을 생각했던 것이 무섭게 그 이야기를 묻는다. 내가 그 생각을 한지 어떻게 알았지? 라고 생각할 만큼의 놀라움. 그리고 아~ 나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_-(과연?) 여전히 끝을 맺지 않는 그 답장에 이젠 아랑곳하지 않는 내 자신을 보니 더 뿌듯하다.

 

8.

 

옷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참으로도 많이 그녀에게 건네받았을 옷들과 또 그 지난 휴가 가득담겨있는 여름옷들을 보니 마구 웃음이 터져나왔다. 옷을 정리한다음에 글을 써야지라는 생각에 글을 적고 있긴 하지만 의도대로 되지는 않는것 같아 조금 아쉽다. 하지만 그런대로 정리가 되어가는 듯 하다. 특별한 일 없을지라도 묻혀가는 일상에 고마워 하면서,,,더불어 많은 블로거들과 주위에게도 고맙다는 말 해주고 파. 일일이 나열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내 이마음 충분히 알아주리라 생각한다.-과연그럴지?? ^^;;-이제는 때가 된것 같다고 생각한 것이 정말 내 뜻에 의해 실행되고 있을즈음 솔직한 심정으론 그 이야기를 물었을 그를 다시보고 싶긴 하다. 그렇게 혹시나 내가 보고픈걸까? 라고 생각해버렸을지도 모를 잠시의 안부주고 받음이었지만. 이젠 정말 괜찮아. 라고 생각되어지는 요즘. 하나하나 자리를 찾아가는 요즘. 무던히도 기쁜마음으로 그득그득 득실득실 대는 요즘.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절실히 절감하면서 마무리 지어야 겠다. '고마움.' 이란 단어가 전보다 더 이만큼 이따시 만큼 가득차고 있는 요즘의 일상은 어쩌면 진정으로 고마워해야 하는 것은 무던히도 아무일 없다는 듯이 지나가고 있는 시간이 아닐까. 앙상한 가지들을 연둣빛으로 채워가는 것들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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