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어스러이 물들고 있는 하늘.
우리동네에도 저런 사진을 건질 수 있을 때가 있다. 늦은 귀가를 뒤로하고 들어오는 길.
아스라히 져가는 해를 뒤로 펼쳐진 장관의 구름이 좀 더 밝았음에도
오히려 어둡게 컷된 사진이..꽤나 마음에 든다.
어제의 무심함은 또 무엇이었을까.
그렇게 밤 보내고 꿈속에서 뒤엉켜버린 그의 모습을 보았다.
참 신기하게도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전혀 없었던 것이 었는데 그래서 더 달랐을까.
또 그렇게 꿈에서 보이던 모습은 또 무얼까.
이상하게도 그러고 난 날은 꼭 꿈에서 보인다.
아니면 문득 잊을만 하면 나타난다거나..
신기하리만큼 그리 얽혀버리는 그다.
내 꿈에 누군가가 등장함은 어렸을때 부터 심상치가 않다는 걸 알고 있어서 일까.
그는. 서로를 그 짧은 시간에 너무나도 잘 알게 되어버려서 일까. 그러려니 해버리게 되어.
얼마전에는 꿈속에서 그렇게 가끔 등장한다는 내 말에,
늘처럼 "나와서 머라든?" 이랬다가.
"담부턴 딴데가서 놀라고 차버려라 별용건 없으면 가라 그래"
라고 마지막 대답했던 그의 문자를 받고선 어느 오전에 문득 눈물겹던 날 있었다.
늘처럼 그래 어제처럼 별뜻없이 건네거나 던져대는 "네.", "너두요." 와 같은말일뿐이라는 걸
알지만서도, 그저 문득 눈물겨웠었다. 차.버.려.라.는 그 단어 때문에.
그리고 내게 했던 매몰참의 말. 처음이었다.
그것도 하나의 알아감의 이치일까. 아니면 말고의 이치.
어제의 대화 끝에는 또 다를 그 느낌이 들었음은..역시나...알수없음의 날들은 여전한가보다.
그만 좀 하라고 차버려도 끝까지 나에게 무언가를 붙잡고 늘어지는 선배에게.
날 지겹도록 그 무언가의 구렁텅이로 끌고 가버리는 그 선배에게.
글을 쓰기 시작한 와중에 수신되는 문자들. 수신거부됨에도 계속 전화를 울리는 그 선배와
참 안되었다 싶어 통화를 했을 방금처럼.
그리고 그 선배는 앞으로도 여전히 그러할 것 같다는 생각.
그러고 말아버림이라는 것. 지나감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픈 선배.
제발이지 무언가를 찾아 자신의 자리를 찾았으면 한다.
이제는 나에게 자신을 얹히려 하지 말고..
언젠가 다른 사람들처럼 그리 될 날이 있을거라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선,
안되는..사람들도 있는가 보다 또 알게 해주는 그렇게 알아감의 이치이다. 아니면 말고.
어제는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부모님께서
고생한다고 맛난 낙지회무침을 사주셔서 집에 돌아와서는
씻으려는데 그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내가 결혼을 하고나서 자리를 잡고나선,
내가 부모님께 맛난 것을 사드릴 그 때가 올까. 그 때 내 옆에 있을 사람은 누굴까.
내 아이는 어떨까.
그러면서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벌써 내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되었나 싶어서 말이다.
우스울뿐. 아니면 말고. 맞으면 그냥.
오늘은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보면서,
끝까지 한사람의 마음까지 사로잡아버리는 그 고결함에 눈물 흘리고야 말았다.
돌아오는 길의 하늘에 걸린 멋들어진 구름과 함께 했던 생각들이 무엇이든,
이순신의 고결함이든. 지나치고 나면 그만이다.
저녁께 잠시 대화했을 그 후배도 마찬가지로.
또한 우연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무료 사주가 있어 내 사주를 보다가 마구 웃었던 것도.
역시나 아니면 말고. 맞으면 그냥이지..
하지만 밤공기의 유혹을 건네준 그 문자는 또 달랐다.
그것은 다름이라는 단어의 이치일까.
오전에 서둘러 결혼식장에 택시를 타고 가다가 들려오던
전주국제영화제 소식의 유혹과 같은걸까.
밤새 내내 듣고 있는 이루마의 신보- 사버렸다..-_-;;-와 다시 듣는 saltacello 음악의 새로움.
-살타첼로는 듣다보니 현악기의 매력을 새로이 느끼게 해주는 그 무언가가 있는듯 해.-
그것들과 같은 것일거야. 역시나 아니면 말고.^^
이제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 겠다.
또 이렇게 글을 쓰는 내내 다시 처음부터 읽고 읽었던 적은 또 간만이다.
한주의 다가옴이 설렐 그 날을 기대하면서..마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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