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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말이다.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5. 8. 4.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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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없이 일케 무언가 주절거려야 한다는 것은 정말 곤욕인 듯 하다.

아니 그것이 아니라 음악이 곁들여져야만 무언가 턱하니 자리 잡아줄 듯 하여서 말이다.

그래서 무턱대고 올려본다.

사진은 휴일의 마지막 날 밤 빗방울이 몹시 떨어지기 전인 새벽, 운동을 마치고서 찍은 사진이다.

타닥타닥 내리기 시작해주는 빗줄기.

아는 사람은 안다.

그렇게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듣는 창밖의 빗소리란 더할 나위없이 최고라는 걸.

모르겠다. 그저 오늘은 늦은 취침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정말 무진장 빨리 일어나서,

휴가 끝임에도 느긋하게 출근을 하고선 왜 그 자리에 있어야 할까 모르겠구나를 주절거렸다.

그렇게 하루가 또 지나가니. 오늘따라 유난히 애들에게 재롱도 피워보고,

같이 마음껏 웃어주고. 또 혼낼때는 제대로 혼내주고.

휴가기간이라 아직은 애들이 결석을 하니 하도 많이 빠져서 누가 안나왔는지 조차 모를 정도.

기다리던 수업의 마감 시간이 지나서 집에 돌아오는 길.

유난히도 내 걸음은 시일이 지날수록 익숙해서 일까. 빨라지는 듯 하다.

비가 와준다던 하늘은 파랗고 파랗게 비가 온 뒤의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으며,

그 하늘이 참 좋아 유난히도 비오는 게 더 좋은 나인듯 하다를 중얼거렸다.

바람이 불었다.

아주 아주 시원한 바람. 머리칼이 휘날리는 큰 바람.

걸어오는 길에 들르곤 하는 야외 공연장에 흥미거리 하나가 눈에 띄었다.

한 남자가 여자에게 고백을 하려는듯 정성스레 촛불로 무대위로 길을 만들고선 입구에 풍선도 달고

무대 한가운데에 하트모양을 만들어서 쭈그리고 앉아서는 해가 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얼마나 많은 정성이 필요했을까. 비록 그 남자가 친구를 위한 도우미 였다 할지라도.

마음같아선 그 자리에 앉아서 지켜보고 싶었음이다. 그 촛불이 점화되는 순간이 보고팠다.

하지만 그네들의 시간을 위해서 나는 자리를 피해주었다. 참 미소짓게 되는 그런 순간이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는 이것 저것 사볼까 하다가 참고 참아서 발길을 돌렸다.

이것저것 사먹는 버릇을 하다 보면 안좋을 듯 하여서 또 참고 참았다.

하지만, 여전히 퇴근길의 맛난것에 대한 유혹은 뿌리치기가 힘든 듯 해.

당분간의 노력여하가 절실해 줄 그런 퇴근길일 듯 하다.

땀으로 범벅이 되어 집에 돌아와서는 동생과 동생 친구와 밥을 차려서 맛나게 먹고선,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해보니 동생놈에게 잘 보이기 보다는,

오랫만에 찾아왔는데도 며칠내 맛난것도 사주지 못한 동생 친구녀석에게 베풀고파서,

-역시나 동생은 안중에도 없다. 그저 절대 동생에게 잘보이고자 함의 행동이 아녔다.-

영화를 보기로 맘먹었다.나에게 영화란 놈이 다시 시동이 걸려준 듯 하다.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빌어먹을 동생놈 때문에 늦고 늦어서 '아일랜드'라는 영화를 보려다가는,

결국 못보느니 다른거라두 보자 해서 '웰컴 투 동막골' 이란 영화를 봤다.

정말이지 마음껏 웃었다. 그 큰 극장에서 정말이지 1년만에 찾아간 그 극장에서,

간만에 본 심야 영화. 제대로 웃어주었다. 웃음이란 것의 묘약.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 모티브인 영화.

동막골에 심취해서 빠져듬과 동시에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영화 참 괜찮았다.

끝남과 동시에 며칠 전에 본 '친절한 금자씨' 보다는 어쩌면 사람들이 더 원할지도 모르는,

그런 영화라 생각했다. 재밌었다.

그렇게 집에 돌아왔다. 늦은 귀가지만 참 즐겁고 유쾌한 8월의 문턱인듯 하다.

쉬어줌이 절실히 필요했던 나로서는 집에서의 휴식이 정말 다행이라 여긴 그런 시간이기도 했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평소때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도 만족하는 듯 하여 그 또한 내심 기뻤다.

난 금자씨도 괜찮았는데, 또 듣고만 '누가 이 영화 보자구 했어.'의 한마디가 떠오른다.

역시나 혼자볼 때는 또 다르게 들리고야 마는 그런 소리들이 싫어서 늘 늦게 자리를 뜨곤 했는데,

자리를 뜨기도 전에 들리는 그 소리를 어찌하누.

암튼간에 오늘 남들은 조용히 있건 말건, 소리내어 크게 웃어제꼈더니 참 기분이 좋아졌음이다.

시간이 묘약일까. 아니면 나 정말 잘해내고 있는 걸까. 그렇게 자리를 잡아가는 요즘임에도,

여전히 한 구석에서의 머리는 참 우습기만 하다.

오늘 드디어 통화를 하게 된 얼마 전 결혼한 선배의 말이..

나는 꼭 쥐띠랑 결혼을 할거라고 악담을 해댄다. 이제는 개의치 않는 그 선배와의 대화이지만,

내심 참 우스웠다. 통화 마무리는 선배의 그녀와 그렇게 마무리 짓고 넘어갔다.

웃으면서 생각했다. 잊혀짐이라는 것이 그러한 듯 하다.

오늘 영화를 보고 나서 더 다가온 잊혀짐이라는 단어.

결과적으로 그냥 그저 그렇게 난 오늘 동막골에게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지나가는 여름을 보내면서 한번쯤 봐주었으면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점점 그렇게 다시 일상에 젖어 들어가는 나이다.

작년의 그 여름은 어떻게 지나갔을까. 가을은 겨울은 어떻게 맞았을까 기억마져 까마득한 시간들.

오전에 중얼거리면서 했던 그 소리들은 전달되지 않을 것임에도..

역시나 그러니까. 정말 나는. 잘 해내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마감을 하면서 잠자리에 들 내가 기특하고 참 대견스럽게 느껴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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