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고 망설인 끝에..
제발 이제는 그만이었음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
사람들은
다들 제각각 시간 속에서,
그렇게 하나씩의 비밀들 가져가기 마련이지만,
이제는 내 자신에게 조차
비밀이 되는 일들,
그만하고 싶어.
저녁께 잠시 바람쐬러 나갔다와서는
늘과 다름없이
그렇게 웃으면서 티비를 시청하고,
부모님과 식사를 하고 있는 도중.
걸려온 전화 한 통.
벨소리 차단을 하고선
밥을 열심히 먹고 나서,
간단한 후식을 하고 나서는.
결국에는 손에 든 휴대폰.
어쩐일로 연락했냐고 문자를 보냈더니,
이내 전화가 걸려온다.
그러고선 며칠 후면 제대한다는
동생 한 명의 수신자 부담의 또 하나 전화 한 통.
통화를 전부 마치고선 샤워를 하면서
내내 생각해보니,
두렵기만 한 앞 날의 시간.
내가 어찌할 거라는 것,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시간 속에서 흐름의 내 모습은.
그렇게 이제는,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을
알아가게 되고
알고 나니,
내던지는 일들은 그만두어야지.
매번 다짐하고 또 다짐하지만,
잘되지를 않아주니.
다시 다짐하게 될 일들은 아예 만들지를 말자.
그래 그러자,
다짐하면서 지나는 시간이다.
대가로 주어진 것들은
충분했다 여겨 마지 않으니.
그러니 제발.
그만. 그만이었음 좋겠다.
다시는 나를 깎아내고 주저앉힐,
그런 시간들이 다가와 주지 않길.
날 흔드는 것들이
생겨나지 않길.
어찌하여 여기까지 와버린
시간의 문제이지만,
결국에는 전부 내가 만들어 낸
결과들이지만,
적어도 더 이상 내 자신을 속여
비밀로 가져가야 할 것들이
생겨나지 않기를.
그래주기를.
나를 흔들지 말아줘.
제발.
지나는 시간이 그대로의 시간이 되어주길.
언젠가가 되어줄지 모르지만,
눈을 뜨면 깜깜한 밤이 되어주길.
살짜기 바래보는,
그새 마지막 남은 한 달을 향해
달려가는
11월 어느날 밤.
언제는. (0) | 2006.01.17 |
---|---|
눈. (0) | 2005.12.15 |
가을 이야기. (0) | 2005.10.30 |
하늘에 떠있는 구름. (0) | 2005.10.13 |
그게 나인걸. (0) | 2005.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