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雪).
새 하얗게도 내리는 눈.
반짝 반짝 빛나면서 내 앞으로 떨어지는,
소소히도 조용히 날리는 하이얀.
며칠 내내 쉬지 않고 꼬박,
밤이 짙어지면 내려주는 눈발.
유난히도 계절 지나감이 무수한 한 해.
문득 문득
깨닫게 해주는 광경들.
언제는 봄의 개나리.
그리고선 짙은 구름의 여름.
가을의 낙엽이 하나씩 떨어지던,
그 시간이 지나서
다시금 내 앞에서 날리는 눈발.
이번 해에는 무얼 해야지.
'해내고야 말겠어'의 다짐들이
무심하게도
다시금 다음 해로 넘어가기 위한
마지막 달.
12월의 어느 날.
첫눈이 대박나면 그 해엔,
참으로도 많은 눈들이 온다던데.
아직은 겨우 초입의 겨울.
참으로 많은 눈들이
쌓이고 또 쌓일듯 하기만 한,
그것들은
시간이 지나고 지나서
드디어 스무해의 절반이 지나면서
무언가를 가득 안은 나를
대변해주기 위함일까.
아니면 그것들은
앞으로 좀 더 가득가득할,
깨달음들의 대비일까.
그러할 것임을 알려주는 신호인 것일까.
첫눈의 대박 이어 안고서
올 겨울 대박터져줄 눈들처럼.
그렇게 앞으로 대박터져줄 시간되길.
나뿐이 아닌
모두에게 그러하기를.
너무나도 넘쳐나는 눈에,
기뻐하거나 걱정하거나.
허나,
그렇게나마 잠시나마 위안이 되기를.
그래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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