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조금 연두빛 남아있는 은행나무.
그 아래로는 노랗게 삭아버린 잎들이 나뒹굴고,
밤이 시작되어서 불빛들은 찬란히 그렇게 빛나.
그리고 그 아래 걷고 또 걸어.
일부러 버스 정류장을 하나 지나서 그렇게.
어제 퇴근 길에 은행에 잠시 들르면서 찍은 샷.
요즘은 그렇게 어디든 눈에 보이는 그럴싸한 장면 연출되면,
찰칵. 그나마 그 기쁨이라두 어디야.
오~ 불빛들 휘황 찬란해주니 그냥 지나칠 수 있나.
불빛 덕분일까. 분명 내 볼때는 노랗게 물들은 것 같더니만,
찍고보니 또 다르다.
- 아주 심란하고도 심란했을 여름 날.
퇴근길 걷고 걸어서 집까지 도보를 택했던 때.
덕분에 아주 아주 많은 도움이 되서.
자연의 모습이 바뀌어 감을,
내 이 두 눈으로 직접 실감했던 때.
그리고 담았던 무수히도 많은 사진들. 그래서일까.
짧게만 느껴지던 방학의 시간이 너무나도 아쉽던 그 때.
살포시 오늘 출근 준비 중에 생각나면서,
다시 열심히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걷고 또 걷다보면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서서히 나아져가는 것들에게 한 몫.
그래주지 않을까의 생각.
그렇지만 계절이라는 것이 그렇게 나를,
어쩌지 못할 게으름으로 몰고가는 나머지.
주체를 할 수가 없는 듯 하다.
오늘 돌아오는 길 불뚝 튀어나온 배를 원망하면서,
평소보다 조금 많이 먹어 배가 터질 것 같은 느낌에.
다음부터는 아무리 먹고 싶어도 저번처럼 꾹 참아야지.
다짐하고 돌아오는 길.
역시나 넘치는 건 좋지 않는 듯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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