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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5. 12. 29.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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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나만의 의례로 그저 별 뜻없이 극장을 찾았다.

평소보다는 조금 이른 시각인지라, 아직 백화점의 불빛들이 휘황 찬란하다.

추운 날씨에 운동도 별 효과가 없었던 며칠이었던지라.

정말이지 오랜만에 극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피곤한 일상 덕인지, 버스에서 잠깐 졸다가 정거장을 지나칠 뻔 했다.

작년 이맘 때 즈음에 혼자서 본 영화는 '오페라의 유령' 이었던 듯 하다.

그날은 크리스마스 전이어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붐볐고,

보러 가고 나서 한 시간여를 기다렸다가 본 영화가 아마 오늘 처럼이었으면,

대실망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그저 시간 때우기로 본 영화가 나쁘지 만은 않았다.

'청연'을 봤다.

친구에게 잠시 전화를 걸어 같이 가보자고 의사를 물어봤지만,

역시나 그저 아무말 없이 늘처럼 혼자서 보러 갈거를 괜히 전화했다 싶었다.

몸이 좋지 않아서 돌아다니기가 싫다면서 내일을 이야기 하지만.

글세 내일의 내 기분이 또 어떨지 모르겠다. 그저 다음을 기약한 채로 남겨뒀다.

혼자서 찾은 극장은 언제나처럼 다를 것 없이 그렇다.

오늘 수요일임에도 괜찮은 영화가 많이 해서인지 연말이어서 인지 모르지만,

참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며칠 전 책을 사고 받은 경품으로 날아온 문화상품권을 써야겠다 싶어서,

고걸로 표를 끊고선 영화를 보러 상영관에 들어서 자리에 앉으니.

여기저기 둘러볼 것도 말것도 없이 역시나 다들 짝을 지어서 찾아왔나 보다.

심지어 보기 힘든, 갓난아이와 초등생인 것 같은 아이를 데리고서 커플석에 앉은 부부도 있었다.

이젠 익숙한 광경이기에 그런가보다 하면서 영화를 봤다.

별 생각없이도 봐도 무방할 그런 영화였던 듯 하다.

역시나 다름없이 이젠 혼자서 보는 영화가 젤 맘 편하게 잘 집중해서 볼 수 있으니 좋다.

조금 떨어진 옆 좌석에 앉은 커플이 뭘 먹는다면서 뽀시락 대는 게 좀 짜증이 났지만,

언제나처럼 "한 장 주세요." 하면 주는 좌석의 맨 끝자리.

오늘도 여지없이 끝자리에 앉아서 그렇게 영화를 봤다.

허리가 아파 조금 뒤척거렸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건 아니라 불편하지 않았다.

영화 어떠냐고 물어보지 말길. 아마도 직접보라고 할테니까.

정작 영화를 만들기 위해 고생했을 무수히도 많은 배우들과 스텝들은 뭐라 할지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최근의 우리 영화가 스케일이 커져서 인지 재밌게 본 것은 아닌듯 하다.

'그냥 그렇구나'의 느낌으로 본 듯하다.

내일이 개봉이라는데 상영하고 있는 '왕의 남자'가 시간이 맞았더라면 고걸 택했을 것을.

돌아오는 길에 여전히 잡히지 않는 택시 덕분에 다시금 속으로,

내년 계획한 일 중에 하나인 운전 연수를 반드시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번 더했다.

날씨는 풀린다더니 여전히 춥기만 하고 길가의 폭설의 흔적은 여전하다.

조심조심 걸어야 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번거롭지만,

늘 그렇듯 걷는 것이 싫진 않기 때문에 괜찮았다.

다시금 언젠가 그랬듯 열심히 극장을 자주 찾아야겠다.

여전히 조금은 혼자서 극장을 가면 혹시나 아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의 두리번은 존재하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시간을 확인한 후에 표를 끊고,

실론티를 하나 사고. 그렇게 영화가 끝나면 많은 사람들 틈에 섞여서 집에 돌아오는 길.

앞으로 다시 자주 애용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이렇다할 어쨌다의 느낌은 없었지만, 그저 시간 때움으로 만족하는 것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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