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가지고 있을까.
나처럼.
그녀도 가지고 있을까.
한 번쯤은 기억할까.
몇년 전 오늘이 되어서는 같이서 괜히 즐거워하면서
새해가 지나감을 웃으면서 맞이 했었고.
박수치면서 그 싫어한다 했는데도
준비한 치즈케잌에 성화를 부리다가
생일에는 꼭 찰밥을 먹어야 한다면서
손수 밥을 지어주었던 그 때.
있지도 않은 솜씨에 손수 미역국을 끓인다면서
그 난리난리를 치면서 결국엔 검게 되버린 미역국에
웃을 수 밖에 없었던 순간.
다 필요없어도 그녀에게만 건네 받으면
다 필요없었던 그 때.
문득 아직 가시지 않은 감기 기운에
음악감상을 주구장창 하다가.
바보같이 그 때가 떠오름은 무얼까.
한동안 기억이라는 구조가
잠시 고장이 났는지
멈추었는지 모르지만,
잊고 있었는데.
생일이어도 몰랐는데.
정각에 맞춰서 날아온 친구의 문자.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박자에 맞춰서 생일 축하 노래를 들었을때도
몰랐었는데.
아마도 다행인 것은
그래서 무지스럽게도 아팠나보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되기 전 늘 탔던
청량리 역에서의 경춘선 열차.
이제는 추억이 되어 존재하는 것들 중 하나.
어떤 관계였는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이젠 까마득해진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무엇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분명 나에게 친구이상의 그 무엇이었다면서
언제고 필요할 때면 기다릴테니
찾아오라는 마지막 말이
가소롭게만 들리던 때가 지나서
지나고 지나서,,
다시 새해가 밝아오니 달라지는
나의 요 못된 머리와 가슴은
그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어떤 기억의 끈일 뿐일진데.
작년 오늘.
그래 담에 꼭 만나면
케이크 사줄게라고 했던 것이
진심이든 아니든.
그녀가 내게 해주었던 것처럼
그러고말 무엇이었더라도,
마찬가지로 스치고가는 기억의 끈의 하나.
귀에 스치는 기억의 음악하나 덕분에
눈물이 웃음이 되는
아이러니의 순간.
그녀는 놓아진 끈의 과거의 희미한 기억이다.
아직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사정상 처리하지 못한 책상 유리 안의
사진 한 장에 눈길이 간다.
그러면서 스쳐가는 주마등 같은 기억의 끈.
그리고 지금 순간에
이제는 너가 아니어도 곁에서
나와 함께해주는 많은 이들이 있어
참으로 고마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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