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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그 느낌으로.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6. 2. 21.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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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드는 잠시금의 생각으로,

언제적이었을까 까마득하기만 하지만. 공연이라는 명목하에 무수히도 연습하고 연습했던 시절.

그러고선 사람들 앞에서 선 시간은 고작 10여분.

공연을 마치고 나서의 정리할 때의 허탈함이란 언젠가도 그랬듯이.

직접 해보지 않으면 그 느낌을 알 수가 없을 듯 하다.

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그러한데 그 공연의 뒤 끝을 정리하는 사람들은 어떠할까의 심정으로.

그래서 그 때 아마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바로 되돌아가지 않고서 물끄러미 바라본 무대였다.

저 사람들이 아니면 공연조차도 있을 수 없는 것이기에.

모든 것이 그다지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듯 하다.

왠지 오늘의 돌아오는 길에 그 느낌이 들었다.

열심히도 보내준 시간 뒤에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순간.

정말 봄이 오기 오는 것인지 바람은 시원하게만 느껴질 뿐. 나에게 와서 닿는 바람이 좋다.

편안한 마음으로 쉬었다 오기를 바랬던 주말 행이 너무나 고단했었던 것일까,

일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 왠지 그런 류의 허탈감이 들었다.

오늘도 그렇게 지난 하루구나 생각하면서, 정작 어찌 지나는 순간이었는지 모를 기분.

공연을 줄기차게 하고 내려와서는 정작 그 순간의 기분을 십분 활용하여 받아들이지 못했을 때.

그 때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러고서는 마무리 지어야 하는 순간의 기분.

출근길에 내내 발걸음이 움직이지를 않아서, 방에 앉아 아무것 하는 것 없이 시간을 보냈던 것도.

난 지금 이 순간에 무얼해야 하는 걸까의 생각으로 그득그득 했었던 것 같다.

늘처럼 드는 생각의 나는 무엇일까 처럼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을 생각일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저 오늘 공연이 고이 지나주었으니 다음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는 공연들과는 다르게,

난 지금 이 순간에도 무엇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가가 의심스럽기만 하다.

분명하게도 그러한 경계들이 그득했던 시간들이 무너져서는 다시 쌓아지지를 않는 시공간 속의 나.

이러한 상황들이 너무나 커져 버리게 되면, 그 또한 좋지 못한 경우일텐데 말이다.

그런가보다. 뭐 그러고 말지의 생각들이 자꾸 자꾸 늘어만 간다면 그 또한 위험한 것인데 말이다.

어렸을 적 부터 목적 의식이 별달리 없었던 나는 여전히 그리 목적이라는 것이 없는 듯 하다.

퇴근길에 귓속에서 울리던 요 음악만이 멍하니 울려 퍼질 뿐이다.

아마도 내일은 신입생이 되는 아이들에게는 긴장감이 도는 순간이 될 것이다.

스스로에게 공부를 하라고 주어진 시간을 어떤 아이는 수다로 그저 지나치고 있으며,

보았던 내용을 다시금 익히고 또 익히고 의문나는 점이 있으면 곰새 물어보러 왔다가는.

또 다시 물어보는 것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아이들.

애써 노력하고 준비했던 시간이 단 한번의 시험이라는 기회로 결정 지어지는 순간.

끝나고 나면 또 다른 개운함이 존재해 줄테지만, 그것은 다만 준비의 과정에 불과하다는 걸.

아이들도 그런 느낌들이 있을까. 공연이 한 순간 끝나버리고 남의 허탈한 느낌들 같은 것 말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하루의 마감 시간이다.

잔잔한 음악들이 귀에 와닿는 느낌이 간만에 새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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