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오긴 올까?

on the road../다르지만 같은 사람.

by 아이리스정 2006. 3. 5. 00:29

본문

 

 

 

늘 보던 곳도.

그렇게 어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지.

예전 어느 날 기분이 문득 울적해서,

늘 바라보던 책상 앞 벽을 뒤로 하고선

의자를 돌려서 비스듬히 방을 바라보니까,

내 방이 이랬구나로 너무 달라보이는 거야.

괜히 무언가 하나 발견한 것처럼.

마냥 기분이 흐뭇했었던 때가 생각나.

며칠 전이지만 바람이 참으로 세찼던 날.

구름들이 심하게도 왔다 갔다.

크게 이동하던 날의 사진이야.

저렇게 보니까 또 우리동네가 달라보이네.

시간이 흐르고 나서 보게 된 너의 모습도,

차라리 조금 달라져보였음 좋았을 걸.

난 어찌 보였을까 생각이 드면서 말야.

서로에게 마지막의 모습이었을텐데.

고작 내게 건넨 말이 그 뿐이었지만,

여전함으로 같은 모습의 너였지만 말야.

갑자기 스치는 그 때의 순간.

다시는 그런 되새김의 시간들은 없어주길.

봄이 오긴 올까의 의심처럼,

다시는 그러는 일이 없을까의 걱정스러움.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그리그리 지난 날.

하루종일 집에만 콕 박혀 있었더니,

먹은 것도 제대로 없어서 내내 속이 좋지가 않아.

아니면 간만에 과음을 한 것일까?

그러면서 다시 마시는 커피 한 잔.

요즘 많이 줄었었는데 불안한 마음 탓인가봐.

집에서조차 편히 쉴 수 없음은 무엇일까.

아주 아주 넓디 넓은 바다가 보고파져.

어딘가로 끝없는 떠남의 시간이 곁에서

함께 해주었음 참 좋겠다.

넌 이제 다 괜찮을까?

지금의 상황이 끝은 아닐테지만.

무언가의 또 다른 시작이 되었을테니까.

지난 것들은 이제 다 끝이 나준 걸까?

아마도 너로 인한 어떤 기억들로 인해,

은연중에 바다가 멀어진 것은 아닐까.

이제는 '너'라고 불러보는.

연의 마지막 끝에,

알아주기를 바랬던 마음으로

그 자리에 나갔던 나야.

다시는 그 모든 것들의 대가가

나를 휘두르지 말아주기를.

다시는.

 

 

8177

'on the road.. > 다르지만 같은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곁에 있어줌으로.  (0) 2006.03.19
비울 수 있는 마음.  (0) 2006.03.10
그래서였어.  (0) 2006.02.11
내가 그랬었지?  (0) 2006.02.03
여유, 여유, 여유.  (0) 2006.02.02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