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보던 곳도.
그렇게 어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지.
예전 어느 날 기분이 문득 울적해서,
늘 바라보던 책상 앞 벽을 뒤로 하고선
의자를 돌려서 비스듬히 방을 바라보니까,
내 방이 이랬구나로 너무 달라보이는 거야.
괜히 무언가 하나 발견한 것처럼.
마냥 기분이 흐뭇했었던 때가 생각나.
며칠 전이지만 바람이 참으로 세찼던 날.
구름들이 심하게도 왔다 갔다.
크게 이동하던 날의 사진이야.
저렇게 보니까 또 우리동네가 달라보이네.
시간이 흐르고 나서 보게 된 너의 모습도,
차라리 조금 달라져보였음 좋았을 걸.
난 어찌 보였을까 생각이 드면서 말야.
서로에게 마지막의 모습이었을텐데.
고작 내게 건넨 말이 그 뿐이었지만,
여전함으로 같은 모습의 너였지만 말야.
갑자기 스치는 그 때의 순간.
다시는 그런 되새김의 시간들은 없어주길.
봄이 오긴 올까의 의심처럼,
다시는 그러는 일이 없을까의 걱정스러움.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그리그리 지난 날.
하루종일 집에만 콕 박혀 있었더니,
먹은 것도 제대로 없어서 내내 속이 좋지가 않아.
아니면 간만에 과음을 한 것일까?
그러면서 다시 마시는 커피 한 잔.
요즘 많이 줄었었는데 불안한 마음 탓인가봐.
집에서조차 편히 쉴 수 없음은 무엇일까.
아주 아주 넓디 넓은 바다가 보고파져.
어딘가로 끝없는 떠남의 시간이 곁에서
함께 해주었음 참 좋겠다.
넌 이제 다 괜찮을까?
지금의 상황이 끝은 아닐테지만.
무언가의 또 다른 시작이 되었을테니까.
지난 것들은 이제 다 끝이 나준 걸까?
아마도 너로 인한 어떤 기억들로 인해,
은연중에 바다가 멀어진 것은 아닐까.
이제는 '너'라고 불러보는.
연의 마지막 끝에,
알아주기를 바랬던 마음으로
그 자리에 나갔던 나야.
다시는 그 모든 것들의 대가가
나를 휘두르지 말아주기를.
다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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