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야 하는 곳을 지나치고 있는데도
발이 떨어지지를 않아서,
버스를 탄채로 정해지지 않은 걸음.
어딘가로 나를 싣고 가는 버스 안이 마냥 신이나.
마침 어딘가로 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선,
일단 아무 곳에서 내렸더니.
다행히도 가고자 하는 곳으로 향하는
버스가 있어주어선, 때마침 버스가 와주어선.
나의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었던
그 곳을 간만에 찾아 거니는 길.
예전에도 이렇게 이뻐 보였을까.
지겹도록 지겹기만 했었던 그 곳이.
참으로 많이도 바뀌어 있네.
디카를 늘 갖고 다니다가
두고 온 것이 얼마나 아쉽던지 원.
꼬질해진 핸폰 카메라가 원망스럽고나.
한 시간여의 버스타고 돌아다님.
그리고선 한 시간여의 도보.
정말이지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요 기분이 조금이나마 트이는 듯 하다.
가끔은 정해지지 않는 발걸음이,
다시는 찾고 싶지 않음의
그 기억속의 것들에게 당당해져.
갈갈이 찢어내고픔의 어리석음을 식혀주는 듯 해.
그렇게 마무리 짓는 3월의 첫 월요일.
너무나도 따스한 날씨의 다가오는 봄의 문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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