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세, 누구말대로 비오는 날의 사진도.
나름대로 잘찍으면 멋지다는 사실을
직접 비로소 느낀 시간.
유난히 역시나 주말이라고,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안부 전화들.
그리고 문자.
참 희한하기도 하다.
어떤 시기의 패턴으로 꼭 그래야만 하는 나.
동이 트기 전.
그 곳은 그렇게 변해있었다.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색에,
잔뜩 끼어있는 하이얀 것들.
이번 사진찍기 놀이의 하이라이트 였다.
찍어두기를 잘했다 싶다.
이곳은 이제 산수유가 만발하기 시작했나보다.
겨울인 것만 같은 배경에,
눈에 확 들어오는 나무.
가까이 가서 보니 산수유가 확실했다.
초점을 잘못맞춰서 나름대로 실패작이지만,
어쨌든 간에 조기 위의 산수유를
가까이 가서 포착했다.
한 두번 본 것도 아니거니와,
너무나도 다른 모습.
역시나 같은 장소의 다른 시간.
비가 와주어서 오히려 다행일지 모르는.
얼마나 물이 맑던지,
발을 담그고팠다.
굉장히 차갑지 않을까 했더만.
역시나 봄은 봄이다.
한개도 차갑지가 않았던 계곡물.
아직은 잔뜩 끼어있는 구름.
그리고 조금은 차가운 기온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로,
바람도 잦아들고.
역시나 빼놓을 수 없는 소원돌들.
이번에는 나도 하나 올려보았다지.
늘 올랐었던 곳까지만 갔다 내려올까 했으나,
그래도 함 가보자해서 열심히 올라가는 길.
다른 곳과는 다르게 돌로 이루어진 길.
미끌미끌 미끄덩.
올라감의 힘듬도 잠시 잊게 해준 물줄기.
어쩌면 계곡물은 환경 조각가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듯 하다.
점차 올라선 곳의 높이가 높아질수록.
가슴이 벅차오르는 듯 했다.
잠시 머물러가는 곳.
솔솔 부는 봄바람이 올라서면서 송송나던
땀을 식혀준다.
꽤 높이도 올라온 듯 하다.
드디어 목적지.
올라간 김에 보고나 가자로 마음먹고 열심히.
그래서 기어이 탄성을 지르고야 만.
바로 이 광경이다.
기대했던 만큼의 넓디넓은 폭포는 아니었으나.
그래서 아마도 이름이 은선폭포이리라.
멀리 보이는 산 정상을 당겨서도 찍어보고.
나름대로 잘 나와준듯 하다.
이제 다시 내려오는 길.
역시나 사진은 오르면서 찍는 게 제맛인듯 하다.
조심스레 내려갈 궁리만 가득했던지.
내려오는 길에는 사진 한 장 못찍다니.
더군다나 빨간불이 들어오는,
역시나 밧데리 약해주시는 내 디카 덕분이기도 했다.
어찌어찌 대체로 해서 사진을 몇 장 더 찍었다.
다행히도 예전 나와 같은 기종을 쓰는
디카 유저들이 알려준 방법을 유용하게 써먹었다.
물론 비상 건전지도 필수였지만 말이다.
점차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해가 빼곰이 얼굴을 들이민다.
진작좀 보여줄 것이지 말이다.
역시나 파란 하늘과 어우러지는 구름이 최고다.
이쪽을 보고도 찍어보고,
저쪽을 보고도 찍어보고.
언젠가 이 곳을 처음 올랐을 때,
참으로 마음에 들던 산줄기.
이리보니 너무나도 색다름에 놀랐다.
역시나 시간의 다름일까.
겨울이 지나고서 봄이 오는 때의 모습은
판이하게 달라줌이다.
더 이상은 무리지 싶어,
찍은 사진 중에 마지막 사진.
이미 하늘은 맑게 개고 있었다.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나섬의 시간.
마무리 짓는 시간의 풍경.
모르겠다. 그저 멋진 풍경 속에서 하루를 보낸 것으로 만족했을 시간.
그 와중에 겪은 이러저러한 일 중에 대단한 일이 하나 터졌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미끄덩~해서 풀썩 주저 앉았는데,
우연찮게도 뒷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의 액정이 빠사삭~부서졌다.
비가 심상치 않게도 내렸음에도 나선 곳은.
딱 두번 가봤던 계룡산 국립공원.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동학사.
나중에 되돌아오고 나서, 휴대폰도 망가지고.
새로 산 우산도 잃어버려서는 엄마한테 놀러가서는 돈 날렸다고 한소리 들었다.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시험기간의 엄포령 덕분에 꽃피는 그 시간에,
당분간은 집을 나설 시간이 없을 듯 하여 나선 시간.
어째 꼭 마음먹고 나서려고 하면 날씨가 궂어주니, 그 또한 어찌할 수 없잖은가.
저번의 바닷가 행보다는 덜한 시간이었지만,
역시나 다녀오고 나니 좋은건 매한가지인 듯 하다.
분명 눈에 머리에 가슴에 멋진 풍경을 담고 온 건 확실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시간이 언제까지 이어줄지는 미지수.
이번 여행길에서 느낀 바로는 언제쯤까지 이어줄지 모르는 이런 시간들과의 인연.
그래서 한동안 다녀오고 나서 멍하니 왜 나섰던 시간이었을지,
다녀와서 느낀바는 무엇인지 되돌아본 듯 하다.
물론 마음먹으면 언제든지 가질 수 있는 시간이며,
분명 조만간의 가까운 시일내에 또 어딘가를 주욱 돌아볼지 모르지만.
나는 무슨 생각으로 그 시간들을 맞이하고 있는지 살짝 의문이 생겼다.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지만, 분명 똑똑하게 말했던 순간으로 '언제까지일까?'를 되뇌었음이다.
시간이 지나 벌써 올해도 4번째 달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그 네번째 달의 첫번째 날. 멋지게 기념으로 남긴 사진들.
주욱 훓어보면서 잠시나마 그 여운을 가져가는 시간이다.
요즘의 시간은 돌아볼 때에 주위의 여건들이 참으로 점차적으로 나아져가는 시간인 듯 하다.
중간 중간에 이러저러한 일들이 여전히도 생겨나는 것은 사실이나,
점차적으로 늘어가는 머릿속의 생각들은 나의 진실은 어디까지일까이다.
차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시간들의 이어짐.
점차적으로 줄어가는 말들 속에서 나는 과연 잘 보내고 있는 일상들일까.
오늘 수업시간에 미리 철저히 대비를 하지 못한 관계로 버벅거렸던 인수분해시간.
아이들에게 얼마나 미안하고 창피했던지 모른다.
나의 위치에 맞게 해쳐나가야 하는 시간임에도 가끔씩으로 생겨주는 비어버린 듯한,
나의 자리가 내내 맴돔이다.
허나, 역시나. 분명한 것은 어딘가로의 떠남의 시간은.
그저 마음을 내려놓고서 편안하게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시간으로.
그렇게 채울 수 있다는 것.
참으로 고맙지 않을 수가 없다.
마음을 트이게 해주었던 멋진 광경들과 자연 속의 어우러짐의 모습들.
그 곳에 살고 있음에도 말하지 않고서 되돌아와야 했음에, 후배에게 참으로 미안하기도 했지만.
이해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언젠가는 전부 다 자연스레 이야기 해줄 수 있는 날이 올테니까.
마지막으로 사진들은 전부 리사이즈 한 것이고, 보너스 사진으로.
망가진 내 휴대폰 사진을 올려봄이다.
-무지막지하게도 나의 육중한 몸에 눌려 부서진 휴대폰 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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