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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6. 4. 9.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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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동네에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작년에 비해 유난히 빨리 모습을 드러낸 벚꽃들이,

 무심히도 많이 얽혀있는 전선들 사이로 보이는 모습.

 느지막하게 일어난 오후의 시간.

 아침 겸 점심을 대신하기 위해 나간 잠깐의 시간.

 하얗게 흐드러진 모습이 무언가를 대신해주는 듯 해.

 

 

 

나중에 알고보니 이 곳은 벚꽃 잔치의 시작에 불과했다.

저녁이 다되어서야 연락이 온 친구 덕분에 구경했던,

광경들은 요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

정말이지 눈이 내린 들판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조금 더 이른 시각이었더라면 사진도 더 이쁘게 찍었을텐데.

디카를 가지고서 나가긴 했지만,

빛이 없어주어 아쉬웠던 순간들이었다.

 

 

 

 맨처음 누가 뿌려놓은 씨앗이었을까.

 이곳부터 시작한 벚꽃의 향연은 아마 따로이 꽃구경가지 않아도.

 되어줄만큼의 무방함.

 디카에 담은 사진들은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서리.

 대신 잠깐의 외출에 담은 요 폰카메라로 찍은 사진들 올려봄이다.

 아직 그런대로 폰카가 쓸만한 듯 하여서 다행이다.

 

 

 

정말이지 친구들 덕분에 나간 저녁께 동네의 잠깐 산책은,

마치 딴 곳에 와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여태껏 이 동네에 살고 있으면서 그런 광경이 곁에 있다는 것 조차 몰랐던 것이,

참으로도 안타까울 뿐의 순간들이었다.

집에서만 주욱 눌러 붙어있고 싶은 마음에 휴대폰마져 꺼두고선 버틴 오늘 하루.

휴대폰이 꺼져 있다면서 어찌 외우고 있었는지,

집으로 전화가 걸려온 친구들.

그녀들이 진정한 친구인지 아닌지는 관여치 않아도 되는 순간.

사진도 몇 장 담을수 있고, 덕분에 가벼이 운동을 했지 싶다.

참으로도 퍽이나 심심했던 하루였던 것 같다.

내일 오전 일찍 나가야 함에도 아직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역시나 예상대로 벚꽃 흐드러져 만발하는 순간이 되고 있지만.

내일부터는 아이들의 시험과 싸워야 한다.

앞으로의 시간들은 주말도 관여치 않고선 한달여가 넘게 아마도 시험이라는 것과 싸움을..읍;

글세, 놀러간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해보지만.

이제는 자중하고 또 자중해야할 시기인 듯 하다.

분명하게 내 마음의 경계선이 어디즈음에 서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내가 뭐라하든 상대도 개의치 않아주기를.

잠깐씩으로 들어오는 머릿속의 생각들은 그저 시기에 불과한 것이라,

스스로 되뇌이고 또 되뇌임이다.

나를 내던져 순간의 즐거움에만 빠져 들어가지 않아주기를.

언젠가의 중얼거림처럼 그것에게만 기대어지지 않는 내가 되기 위함이리라.

눈을 잠시나마 즐겁게 해 준 자연에게 다시 한 번 고마운 날.

그리고 언제일지 모르지만,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릴 친구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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