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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봄.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6. 4. 17.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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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참으로 차가운 날. 주말의 해가 떠있는 시간의 마무리가 찾아오는 거리.

어찌나도 하늘이 청명하던지 멀리 보이는 무등산이 이리도 뚜렷하게 보인 적이 근래에 있었을까.

그리고 그 아래 자리잡은 나무들은 연두빛으로 옷을 갈아입는 중.

며칠 사이로 늘 여유있게 올려다 볼 겨를이 없는 평일과는 다르게 어찌나 하늘이 푸르던지.

그리고 나무들은 어찌나 고운 연둣빛이던지.

일요일 출근을 마치고서 집까지 도보로 걸어서 왔다.

내내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그저 요 맑은 날씨에 맡기고선 터벅터벅.

덕분으로 그리 넘길 수 있게 되는 순간들이었다. 간만에 걸어보는 그 길.

집에 돌아와 가만히 혼자 앉아있자니 답답하다 싶어 친구에게 저녁 약속을 건네고선 나간 시간.

해가 저만치 멀어지는 순간의 우리 동네. 차들은 또 어찌나 많은지.

 

 

맨 윗사진과 요 사진은 좀 댕겨서 찍었더니 확실히 화질이 조금 떨어지는 듯 하지만,

일단간은 요렇게나 가까이 있는 듯 하게 보이는 무등산이 어찌나 좋아 보이던지 말이다.

그리고 여전히 사진에 담기에 심한 압박을 주는 듯한 요리저리 얽혀있는 전선들.

멀찌감치 산을 바라보고 그 아래 자리잡고 있는 광주라는 도시.

그 산에 조금 더 가까운 우리 동네.

날이 조금만 더 따스했더라면 산행을 했어도 무방 했을만한 하늘 아래의 모습이다.

친구에게 향하는 순간에 우연하게도 나서는 길이 조금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다시 한 번 오늘의 나서는 순간에 보였던 무등산을 찍어보고 싶다 생각하여 다행하게도

이번에는 디카를 챙겨왔기에 얼른 한 장 찍어보는 순간이다.

 

 

유난히도 우리 나라의 길거리에 많다는 은행나무들.

우리 동네에도 예외는 아니다.

은행나무를 보기란 그다지 어렵지가 않지만, 이렇게 싹이 돋아나는 풍경.

스스로 진풍경이라 여기어 봄이다. 어찌 봄이 지나가는지 알고선 돋아나는 것일까.

요 며칠 출퇴근의 잠시간의 여유에 내내 생각했던 것.

드디어 사진에 담아봄이다.

 

 

무지하게도 많이 얽혀있는 전선을 요리조리 피해 찍어본 사진.

그나저나 다시 한 번 느끼는 사실이지만, 참으로도 많은 전선들이 얽혀있는 것이.

그 선들은 대게 요 나무들에 많이도 얽혀있기에, 얼마나 위태위태하게 보이던지 말이다.

나무들이 혹여나 힘들어하지 않을까 하는 우스운 생각을 해본다.

너무나도 예쁜 하늘색과 잘 어우러지는 연둣빛.

조그마한 싹들이 햇빛을 맞이하기 위해서 솟아나는 시기라 그런지,

조금은 무거운 머릿속이 가벼워지는 듯 하다. 요즘은 유난히도 요런것들에게 위로 받음이다.

요 사진은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 원본 사진 그대로 얼른 컴터 배경화면에 올렸음이다. ^^v.

오늘 찍은 몇 장의 사진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요건 조금 당겨서 빛을 가리고서 찍어본 사진.

이러나 저러나 역시나 오늘의 하늘은 정말이지 굿이다.

눈씻고 둘러봐도 구름 한 점 없는 것이 오늘 바람이 참으로 많이 불어 기온이 찼지만,

많은 사람들이 봄맞이 나들이를 나갔다는 뉴스가 무색하지 않다.

 

 

친구에게 가기 위해 선 버스 정류장.

이 버스 정류장은 동네에 있는 몇 개의 버스 정류장 중에서 내가 가장 이용횟수가 적은 정류장.

이따금씩 버스를 기다릴 때면 왼쪽 멀찌감치 보이는 조 무등산이 얼마나 멋져 보이는지.

고등학생 시절 조기를 바라보면서 학교까지 3년여를 걸어다녔던 때가 생각이 났다.

그나저나 오늘 정말로 뚜렷하게도 보이는 봄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무등산.

사진에 한 번 담고팠는데 아싸~ 오늘 드디어 건졌음이다.

 

 

오늘의 마지막 사진.

그저 마냥마냥 푸르기만 한 하늘을 담아 보았다.

살짜금으로 어제의 무서움과 더불어서 가득차있던 것들이 튀어 나와서는 괜히 혼자서 울적했던,

퇴근 후 볼일을 보고선 집에 들어갔다 이 곳에 나오기 전의 시간들.

묻혀져서 지나는 언젠가의 시간들이 참으로도 많이 겹치던 순간들이 어찌나 많이도 스치던지.

아마도 오늘의 하늘이 이리 푸르지 않았더라면 어떠했을까 생각해 봄이다.

그렇게 벌써 4월도 절반이 지나는 주말의 일과다.

 

 

친구 덕분에 저녁을 너무나도 맛나게 거하게 먹고 온 일요일 밤.

일하는 중이라는 친구에게 가기 위해서 올라탄 버스가 가는 길은 광주에 있는 공단.

얼마나 널찍하던지 아파트 단지를 제외하고선 주욱 황량히도 뻗어있는 들판이 눈에 확 들어왔다.

그 길은 이 곳 광주역에서 올라가는 상행선 기차가 지나치는 길과 같은데,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문득 기차를 타고선 어딘가로 떠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친구에게 덕분에 좋은 구경했다고 기분 좋아서 마냥마냥 떠들어댄던 듯 하다.

간만에 느껴보는 해가 져가는 풍경.

집에 돌아오는 길은 어느새 해가 숨어 둥그런 달이 뜬 깜깜한 밤이었지만,

나름대로 친구에게 맛난 저녁을 사준 일이 잘한 것 같다는 생각.

아까의 고 기분으로 내내 집에서 뒹굴었다면 지금 이 순간은 또 어땠을까 말이다.

내가 해내고 있는 대처의 순간들은 잘 해내고 있는 것일까 아닐까를 생각해보느라,

아마도 기운을 전부 소진했을지 않을까 싶다.

그 모든 것의 피곤함을 잊고서 잠에 푹 빠져들고 싶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맘 편히 놓고서 그럴 수가 없는 것이 참으로 아쉬울 뿐이다.

얼음장 같은 집안의 분위기가 첫번째 일테고, 또 곰방 잊혀질지도 모르는 주말의 고 시간들이다.

그런 한껏의 불안함을 같이 맛나게 저녁을 먹으면서 보내준 친구라 불릴 수 있는 존재.

곁에 있어줌으로 얼마나 고마운지 말이다. 고마와. 너무나도 많이 고마와.^^;

퇴근 길 잠시 머물렀던 고 순간에 여기저기 전화를 해보니, 때를 잘 맞추기도 하지.

모두 전화를 건 소정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음이다.

이내 여기저기 몇 통을 걸다가 포기를 하고선 어쩌다가 거기 있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주저앉아서 져가는 해를 바라보던 광주역 앞 계단.

다시금 일어서서 새로운 항해를 하는 순간들이라 여기는 요즘의 나날들이,

살짝 들어주는 생각으로 너무나도 깊게 이전보다 더 심하게 주저앉는 앞으로의 시간이 되지는 않을까.

역시나 쓸데없는 기우들 속에서 지나는 밤의 시간이다.

어쨌든 이랬든 저랬든, 일단은 봄이 완연하게 찾아온 4월의 어느 날.

곧 있으면 푸르름의 5월이 다가옴에도 매정하게 불어주는 차가운 바람이 봄바람 같지가 않아서,

참 섭섭하지만 덕분에 황사는 걷힌 듯 하늘이 마냥 너무나도 푸르게만 보여진 일요일이었다.

또한 주말을 함께한 그대에게는 어떤 시간으로 기억 되어지는 순간들이었을까.

그렇지만 암튼 당간에 가만히 앉아서 이 생각 저 생각들로 보냈을지도 모르는 시간들을,

움직이고 움직여서 뒷전으로 미룬 친구와 함께 한 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한 날이었다.

건네는 나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서 받아준 친구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워하면서,

그렇게 다 제치고서 정리하고선 내일을 위한 잠을 자러가야 할 시간이다.

참으로도 기분이 요상 멜랑꼴리함으로 표현할 수 없는 지금의 나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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