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5월도 막바지에 다다른 듯 하다.
며칠 전. 출근길에 조금 돌아서 산책삼아 걷던 길에, 사진이 빠질 수야 없지.
얼른 고개를 들어 시선을 위로.
내 사진들이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것들이 아니긴 하지만.
이렇게 지나는 일상 한자락 담았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조금 바람이 드세던 날. 하늘은 약간 흐릿.
그렇지만 어찌나 마음에 드는 날씨던지 말이다.
광주 비엔날레의 흔적으로, 저 조형물은 오래된 시간의 흐름을 건네 준다.
처음 비엔날레 시작 적에 설치된 조형물 같은데,
녹이 슬고 누렇게 되어버린 조형물은 그만큼의 많은 시간이 지났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잠시 가던 걸음을 멈추고서 가만히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건네준다.
참으로 한참 동안이나 머물렀던 조형물 앞이다.
광주도 어느덧 비엔날레라는 행사와 함께 지내온 시간이 어느덧 여물어 가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그 가까운 곳에 살면서, 비엔날레라는 것은 처음 시작할 때 단 한 번 가보았지만.
다음 번에는 꼭 남들은 고생해서 와야 보고 가는 것인데, 단 5분 걸음이면 충분한 곳.
꼭 눈에 담아주어야 할 것만 같다.
멀찌감치 걷던 길에서 바라본 멀리의 풍경을 당겨서 찍어보았다.
당겨서 찍은 사진 치고는 꽤나 괜찮게 나와준 듯 하다.
이제 짙은 색으로 자리잡은 나무들.
어찌나 놀랍던지 그새 파릇파릇한 색들이 여물어 가는 듯 하다.
이렇게 5월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곧 여름이라는 계절이 다가올 것만 같다.
짙은 신록. 예전 젤 좋아라 하는 Gray를 마음에 담기 전.
"젤 좋아하는 색이 뭐야?" 물으면 망설임 없이 대답했었던,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녹색. 그것들은 살아있는 것들의 색이기도 하고.
마음을 고이 진정시켜 주는 색이기도 하고.
역시 색이라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것이 다시금으로 인정되는 순간이다.
짙게 드리운 색의 아래로 자리잡은 그늘.
그 날의 해는 구름에 가리워져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얼마 후면, 해가 쨍 내리쬐는 그 계절이 오면 사람들이 잠시라도 머무를 그 곳.
이곳 광주에는 어느덧 짙디 짙은 여름이 거의 다 다다른 듯 하다.
바로 보이는 나무들은 벚꽃나무들인데,
어느새 이쁘장한 꽃들이 지고 나서 울창한 잎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음이다.
이제 이 곳을 벗어나면,
다시금 도시 속의 풍경으로 들어가는 순간.
별 것 아니라지만 사진에 담아보는 바다.
연둣빛 잎들이 언제 저리도 짙은 5월의 신록으로 바뀌어 있었는지.
참으로도 시간은 빠르고도 빠르다.
사진과 어울리는 음악을 찾다보니, 장국영의 A Thousand dreams of You 라는 곡이었는데.
아쉽게도 다음 음악샵에는 없어 주심이다.
어찌나 진짜진짜 아쉬움인지 대략 난감이었다. 아무데서나 주워올까, 주워올까 하다가.
그러니까 어디서든지 소스를 구해서 올려볼까 하다가 결국 다른 곡을 택했다.
비스꾸레한 느낌은 아니라지만 뭐 나름대로의 느낌이 살아주니 감지덕지다.
병이라면 병이겠지만, 또 사진들과 어우러지는 음악을 같이 해주어야 또 제맛이니.
어쩔 수 없이 그래야 하는 나인 걸 어쩌누.^^;
무료한 일상 속 시간들이 지나는 순간에 잠시나마, 이렇게나마.
지나가는 5월의 신록을 감상할 수 있음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 그것이 최고 아닌가 말이다.
아 그새 시간이 지나 다시 5월의 주말. 벌써 세 번째 주말이 되어 버렸음이다.
모두들에게 좋은 주말로 지나주기를..^^;
여유 만끽하며 주말의 쉬어줌을 맞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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