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서 하루가 지나갔다.
목요일에는 괜히 아무일 없었음에도 괜시리 기분 좋아 들떠서는,
다른 때 같았으면 유난 난리난리 기분 다운에 다운이 될만했을 법한 일에도 그저 고이고이 넘겼다.
그것이 뭐 최근 유난히 침대에 머리만 닿으면 잠을 잘 자는 것 때문일지라도.
대체 어찌나 잘 자주시는지 말이다. 잠 못자 안달났던 때는 언제였나 싶으니 원.
그 날 유난히 방학동안의 최대 황당의 지각사태가 벌어지면서,
잠을 고단히도 잘 자버려서인지 하루내내 몸이 가뿐하고 가벼웠기 때문이라 여겼다.
괜히 유난히도 요즘 잘 따라와주는 중등 1학년 아이들이 그날따라 이쁘게만 보이고,
수업을 하고나서 마칠 시간이 되어서는 괜히 오늘 하루가 지나가는 게 아쉽고,
동시에 별 일 없을 다음 날이 괜시리 기다려지는 거 정말 얼마만이였던가 말이다.
그러면서 다른 때면 늘 이렇게만 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그득했을지나,
그러지 못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에 거기까지만.
그리 만족하고 있는 내 자신이 괜시리 미소지어짐은 또 무슨 의기양양인지 원.
'어쩔 수 없이 그냥 살아지는 데로 사는 게 그게 나라도 역시 별 수 없는 것이지.'
그렇게 내내 반복해서 중얼거렸던 듯 하다.
그러면서 역시나 몸이 좋아야 맘도 편하고 좋은거라는 말 괜히 있는거 아니라고 말이다.
아주 오래간만에 사람에게 잠이라는 건 필요하구나를 새삼스레 여기며
기분 좋은 덕이라, 모든 게 그냥 마냥마냥 가뿐하게 넘기는 거라고 말이다.
방학동안 최대의 황당사건 대 지각사태에도 별 말 없으시던 엄마.
역시 미안함에도 아무 말 하지 않는 것이 더 미안하다는 걸 지대 다시금 느낀 날였다.
별스럽지 않게 기분이 다운 다운이다가도.
가끔씩 그리 전환이 되곤 하는 것이 다반사였음에도,
한동안은, 정말 오랜동안은 그러지를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별 일없이 지나고 또 지나는 것이 반복의 일상이라 여기면서도,
내심 매일 다를 것 없는 일상이 유달리 한심스러운 요즘이라 더 그 느낌이 새로웠던 것 같다.
어젠 수업을 마치고서 영화나 한 편 볼까싶어 했더니만,
회식을 한다길래 아쉽고나 하고 넘어갈 듯 했는데 월요일 점심으로 미뤄졌서 다행이다 여기며
영화 보러 간다고 하니 엄마가 같이 가자고 하시길래,
엄마와 일하는 곳 근처에서 간단히 국밥 한 그릇씩 먹고서는 극장에서 보고팠던 영화를 봤다.
늘 그렇듯 영화나 여타의 것들에 관심 무 이신 엄마는 최근들어 주위 사람들의 영향으로
근래 그렇게 극장에 가끔 가셨던지라 무턱대고 싫진 않으셨나 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영화를 보던 중에 가끔 졸음을 못이겨하시는 모습은 있었지만
어쨌든간 그렇게 엄마와 같이 영화 한 편 보고나서 집에 들어왔다.
피곤에 어쩔 줄을 모르시는 엄마, 내심 괜히 같이서 영화보러 가자고 한 건 아닐까 생각도 했지만..
나름대로 그렇게 엄마와 보낸 금요일 오후 늦은 시간이 참 나쁘지 않았음이다.
게다가 다음 날 쉰다는 생각에 나른해지고 기분이 마냥마냥 좋기만 했으니 말이다.
금요일은 운동하는 곳에서 심사가 있는 날이기도 했지만,
시간상 나는 심사를 볼 수 없음에 어쩔 수 없이 벌써 두 번째 심사에 참여하지를 못했다.
그 사실이 관장님은 참 나에게 미안하셨던지,
그제 집에까지 열심 청소 후에 데려다 주시면서 "현미야, 고맙다"를 말씀하셨다.
도장 사정상 바뀐 심사규정에 여타 불만없이 아무말 없이 그저 꾸준히 운동을 다니는 내가
관장님이 생각하시기 나름으로 그러했었나 보다.
그날은 무에 그리 마냥마냥 이었던지 유난히 기분좋게 "네~~"하고
큰 소리로 관장님께 대꾸하며 대답했었던 듯 하다.
돌아와서는 난 내 나름대로 '제가 더 고마운데요' 라고 속으로 기분좋게 중얼거렸음이다.
또 전 날, 비가 어찌나 시원하게도 내리던지 장마비보다 더한 장대비가 '거참~'을 연발했음이다.
갑자기 쏟아진 비에 채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채 비를 몽땅 맞고 온 아이를 닦아주면서
기분좋음에 더 한 몫했었나 보다.
아주 잠시 잠깐 기면같이 스르르 잠이 왔었던 것은 유난히 많이도 빠져나간 아이들 때문에,
한가하고 또 한가했을 그 순간 때문이었나 보다.
시원스레 내려주는 빗줄기에 어찌나 내 기분까지 개운했던지 말이다.
피곤함을 누르면서 방에 들어와 컴터를 켰다가는,
전 날의 그 실수 때문에 괜히 모니터 화면이 원망스러 그냥 전원을 끄고서,
텔레비젼에서 하는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아주아주 간만에 제대로 시청했음이다.
어제 따라 나오는 게스트들의 노래가 어찌나 좋던지,
괜히 흘러나오는 노래들을 따라 불러보다가 조용히 눈감고서 노래를 감상하기도 하고
아주아주 제대로 그 프로를 감상했던 듯 하다.
아주 잠깐의 스침으로 간만에 마이크를 부여잡고 등줄기에 땀이 흐를만큼의 노래 부르고픔도 스치고,
그렇게 자꾸 나른해짐으로 제대로 밤이라는 시간의 여유 만끽한 듯 하다.
마땅히 늘처럼 할 일도 없거니와 일단은 내일 편히 쉴 수 있다는 생각에 여유가 밀려와서는
그렇게 러브레터가 끝남과 동시에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로 텔레비젼 전원을 끄고선 잠에 들었다.
요 며칠 듣고있는 공연장에 온 듯한 시끄러운 고 YB의 새 앨범을 다시금 들어주면서 말이다.
잠에 들 때 헤드폰을 끼고 잠드는 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나,
그래도 요 며칠간은 그렇게 잠에 아주 편하고 또 편하게 든 듯 하다.
며칠 전, 그 대 지각사태는 하도 피곤해서 일찍 잠에 들었다가는
역시나 몇 시간이 흐른 후에 새벽께 잠에 깨어서 잠이 오지 않았을 때도 뒤척이다가,
헤드폰을 꽂고선 겨우 잠에 들었더니만, 너무 고단히 자버렸던 탓이지 싶다.
어쨌든 그렇게 이틀 지나고서 너무나도 기다려진 주말을 맞이했다.
그리고서 그 주말의 하루가 지났다.
오늘 대청소를 하시겠다면서 살림살이 이것 저것들을 다 버리시며,
집 밖 여기저기를 치우시는 엄마. 역시나 바램대로 거의 반나절을 잠에서 헤매인 나는.
다른 때 같으면 그냥 그러는 엄마를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을지 모르나,
괜히 그러고만 있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그렇게 나는 집안 구석 구석을 깨끗하게 치웠다.
느긋하게 빨래를 하고 또 널고, 다시 또 빨래를 돌리고 그 와중에 거실이고 큰방이고,
또 쓸고 닦고 또 닦고 빨래가 다 되면 또 빨래를 돌리고 빨래를 건조대에 널고.
잠시 널브러져 텔레비젼을 시청하다가 일어나서 또 청소하고 빨래도 하고 그렇게 지난 오늘하루다.
엄마는 그런 나에게 그래도 우리 딸이 도와줘서 안그러면 하루종일 하고 있을 걸,
집 밖 청소로 마무리 되었다면서 좋아하셨음이다.
뭐 엄마 좋으시라고 한 것도 있지만 내 나름대로 그저 뒹굴기만 하는 건 또 의미 없을 듯 해서
그렇게 한 건데 뭐 이런 걸 꿩먹고 알먹고라고 하지 않겠나.
덕분에 무언가 존재감 있는 일을 해냈음에 괜히 혼자서 뿌듯한 건 사실이었으니까.
느긋하고 별다른 피곤함없이 지난 금요일 오후라서 그랬던지,
잠을 아주 개운하게 잔 것은 아녔지만 그래도 일단은 널브러져서 자고 싶을 때까지 잔 것이 좋았다.
그래서 기다리고 기다려지는 주말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이제 거의 적응되었다 싶은 오전 7시 50분 출근이 다음주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지만,
게다가 이제는 주말의 하루를 늘 수업을 하면서 보내야 하지만,
나름대로 많이 나아진 머릿 속의 집들이고 마음 속의 경계인 듯 하다.
내일은 일어나서는 친구와 함께 머리를 하러 갈 계획이다.
친구 하는김에 따라가주기로 한 거 기왕 나도 할까 해서 말이다. 흣.
나라는 존재도 역시나 사람이기에,
이랬다가 또 저랬다가 왔다 갔다 반복 속에서 별 다른 변화 없이 늘 같지만.
또 달라주는 게 나름대로 있어줌에 그것에 만족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
생각 같아서는 옆에 떡하니 맛난 술이라도 한 잔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는 생각의 토요일 밤.
이렇게 주절거리다 보니 또 금새 일요일이 되버렸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은 그래도 기분이라는 걸 전환할 수 있는 시점이 되어서
참으로 다행이고 또 다행이라는 거. 그거다. 흣.
글을 마치고서 음악을 듣던지, 아님 영화나 한 편 보고서 잠들어야 겠다 생각중이다.
오늘은 조심조심해서 마무리해야지. -_-;;; 일단 복사를 해두고서 말이다.
여기 내가 서있는 이 곳에도 살짝 비가 내려주기를 바래보면서 이제 끝!
- 음악은 5곡을 랜덤으로 선택해보았다.
바램. (0) | 2006.08.31 |
---|---|
토도독. (0) | 2006.08.30 |
헉. (0) | 2006.08.25 |
보기 나름. (0) | 2006.08.23 |
휴식다운 휴식. (0) | 2006.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