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그리 지나쳐 버린 순간들.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4. 7. 4. 01:52

본문

 

그렇게 지나갔다.

금요일, 토요일...

너무나도 정신이 없이,,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 하나는 우리 아버지는 아버지가 돌아가심을 슬퍼할 겨를없이,

장례식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야 하고.

들어간 돈 이것저것 계산해야 하고.

그렇게 마지막까지 슬퍼할 여유가 없이..지나가야 한다는 것.

너무나도 그런 것들에 지쳐..부딪치는 아버지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안타까웠음이다.

괜시리 할아버지 사진을 들고 오라는 말에, 벌써 무슨 사진이냐고,,

화를 내시는 엄마의 말을 뒤로...가만히 들고 갔음은,,

기분이 그렇게도 이상했다.

도착하기 5분전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그 자리에 앉아 너무 아쉬웠음이다.

그리..어제라도 한번 뵈러 올것을,,

할머니는 입버릇 처럼 우리 현미 시집가는 건 보고 가야하는데,,하시다가

그러곤 가셨으며,

우리 현미 짝꿍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나...그리 가끔씩 말을 건네주시던,

할아버지도 이제 할머니 곁으로 가셨음이다.

그 간다는 말이 무얼까마는,

분명 어디론가는 가셨을지 모르겠다.

할머니때 보다 너무 아쉬우셔서, 그리고 얼마전 외할아버지가 가실때도,,

그러지 않던 우리 엄마,

오히려 더 아쉬우시다면서..

이제 어쩌까나, 할아버지 댁에 가도 이제 없고..내내 중얼거리셨음이다.

그렇게 참으로 이상야릇한 기분이 드는 것은,

분명 얼마전만 해도..우리 현미 이제 많이 이뻐졌다면서 웃어주셨던,

할아버지께..제사음식을 앞에 두고 절을 해야 한다는 사실.

그게 그런건가 보다.

외할아버지 상을 치룬지 그렇게 채 1년도 되지 않아 버겁게도 상을 치룬 것은,

우리 집안에게 주어진 그 무엇이라기 보다는 시기가 그리하였나 보다.

그렇다고 누구하나 전화해서,, 걱정해 줄 이가 없어서 일까.

괜시리 동호회 분들 온다구 한거 괜히 오지 말라구 한건 아닐까 스스로 내심 아쉬워했음이다.

이제 엄마 아빠 싸울일 없겠다면서 엄마에게 내심 말도 안되는 그런 소리를 내던졌음은,

그렇게 순식간에 이틀로 정리될 그 것을 위해 그리 노력하셨던 걸까.

' 아무것도 아닌데,, 그게 그렇게 되네..' 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온다.

그리보면 정말 산다는 건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우리네 삶이라는 게 다 그렇다. 당장은 주어진 일을 위해 땀흘려야 하고,,

힘들면 힘들어하고, 기쁜일에 웃고, 슬픈일에는 울고.

누군가가 곁을 떠난 사실을 처음 알게 해준 할머니가 돌아가실때에는,,

그렇게 머리맡에 앉아....할머니 하고 외쳐보았지만,

차가워진 할아버지 손을 붙잡고서는 단 한마디도 못해보았음이다.

" 그러게 왜 나더러 사진을 가지고 오라구 그래! "

괜히 심통만 부렸을뿐..

그날 아침 오전에..무심히 가버린 진돌이 때문에 소리내서 아침 내내 울었던 것은,

어쩌면 할아버지가 가심을 앞에두고서 맘껏 울지 못함을 위해서 였을까.

아무것도 아닐 고작 짐승하나가 그렇게 가버림을 아쉬워 내내 울었던 것은,

정말이지 언제고 다시는 그렇게 울일이 또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렇게 지나가는 하루의 끝자락에 신기했음이다.

내 사는 것은 어찌 이래야 할까..

괜히 친구에게 한마디 던져보았음은,

그 와중에도 출근하여 엄마 대신 그렇게 자리를 지켰으며,

엄마 대신 그렇게 해야 했음이, 어찌보면 스스로 참,, 한심스럽기만 하고,,

우습기만 했다.

그리 다 끝난걸까..

이제 다 끝난 것일까.

한동안 잠잠 할까.

그렇게 정해진 절차에 의해 무언가를 해나가면서도..

그것이 꼭 그리 해야 하는 걸까 하면서도 막상 해나가야 하는 것들에 대해선..

나도 별수 없다고는 생각하는 바이다.

당장 내일 아침에도...출근하여 애들 보강수업을 해야하는 나 자신인걸.

휴...

편안하게 할머니 곁에 가셨기를 바라면서...

며칠만인지 모를 그런 침대위에서 단꿈을 꾸어야 겠다.

끝났다..

 

'every day.. > 일상, 일상,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젠가는..  (0) 2004.07.08
무언의 일상.  (0) 2004.07.07
일상의 변화.  (0) 2004.06.30
멈춤의 일과.  (0) 2004.06.29
비웃음.  (0) 2004.06.24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