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일어난 주말 일과.
무슨생각이 그리 골똘했었는지,
해야 할 일도 밀쳐둔 채,
일어나보니 컴터는 켜져있고, 음악은 그대로 흘러나와 있고,
책상은 널부러져 있고.
맥주 한 잔에 그리 잠들어 버렸나. 아님 고민거리 없어 편히 잠든걸까.
그렇게 겨우겨우 고비를 넘겨 수업을 마치고선,
엄마와 함께 보낸 토요일 한자락.
늦은 시간 약속도 미루고선-실은 자다가 일어나보니 넘 늦어서 못지키게된 약속이지만.
친구와는 다음 시간을 정해두고선 그 때 만나기로 하고,
계획했던 마음은 그래도 언젠가 기회가 날테지 하고 있다.
지난 동호회 사람들에게 그저 인사 한 번 제대로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서 였는데.
아까 그 분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건 잘한 일이야.
마지막이 될지 모르지만 그렇게 병문안을 다시 한 번 다녀오고,
뭘 먹을까 고민고민 하다가 엄마와 함께 찾은 곳은 쌈밥집.
정말이지 배터지게 연신 먹고선,
기분 좋게 시작된 오후.
엄마와 함께 돌아와서는 그렇게 내내 뒹굴면서,
같이 웃으면서 이 말 저말 하면서 티비도 보고. 쇼프로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커피도 같이 한 잔씩 마시고.
그러다가 스르르 잠이 들어버린 시간.
몸이 조금 좋지 않았던 것이 이어졌던지,
일어나보니 땀에 흠뻑 젖어서는 그렇지만 개운했던 잠.
엄마가 나중에 한 말씀 하신다. 우리 딸 또 밤에 잠 못자겠다고.
"그래도 잘자요~~~^^"
그렇게 오후 시간이 지나고. 주말이면 가끔씩 걸려와주는 전화들에 대꾸하고.
새로 산 옷이 도착하여 입어보면서 엄마와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 하고.
저녁이 되고. 엄마와 같이 저녁을 또 먹고.
아버지가 안계신 오늘 같은 시간은 이렇게 보내도 나쁘지 않는 것 같다.
그저 전부다 이야기 하지는 못하지만 엄마는 엄마대로 하고픈 이야기 주절주절.
그러다가 나도 같이 주절주절.
티비를 보면서 저건 어떻네 이건 어떻네 주절주절.
그렇게 아웅다웅 엄마와 같이 뒹굴면서 보낸 주말의 시간이 참 고맙기만 하다.
이젠 한층 더 편안해진 내 자신 스스로에게도 참 고맙다.
시간을 내어 방에 틀어박혀 있지 않고서 이렇게 시간을 보냄이 말이다.
물론 다시 이렇게 내 방에 돌아와 앉으면 또 다른 나이지만,
오늘이 다 지나도록 엄마와 같이 이야기 하고, 서로 안마도 해줘가면서,
같이 그렇게 엉겨서 한 장소에서 잠들어 본게 얼마인지 참 오래도 된 듯 하다.
그렇다고 아버지에게 매주 이렇게 집을 비워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 또한 한번쯤은 있어주는 시간이니 나쁘지 않는 듯 하다.
하루종일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터질 지경이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으니 괜찮기도 하고.
난 어렸을 때 부터 아주 그러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늘 부모와 참 다정하게 보내는 다른 사람들을 볼 때면 부러웠는데,
나도 이제는 가끔씩이지만 그럴 수 있다 이 말씀이시다. 쿡.
멀리 가있는 동생도 한 몫을 하는 겐가. 그런듯 하다.^^; 동생아 미안.
혼자만의 특별한 어떤 시간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무언가를 알아가면서 지날 수 있으니까.
그래. 나쁘지 않아.
내일 다시 잊혀지는 순간이 되더라도 말야.
좋은 밤. 그랬음 좋겠다.
-2005. 9월 25일자. 본인 블로그 중에서.
선선해진 날씨 덕에 힘껏 한다고 내지르는 운동도 별 수 없다.
땀이 흠뻑 나지않아 주는 것이 제대로 가을이다.
출근할 때의 뉘엿뉘엿하는 듯한 점심께의 햇빛마져 져가는 하루 해의 노을만 같은 편안함이었다.
이상하게도 오늘은 출근길에 간만에 걸어서 출근을 했던 탓인지,
아니면 늦은 취침시간에도 불구하고 평소보단 한 시간여를 훨씬 넘어 기상했던 탓이었을까.
무엇보다 선선한 가을햇살과 함께 나를 반기는 우리집 뽀삐가 마냥 이뻐보였다.
어쨌든간에 마냥 허무하게만 느껴지는 그런 날은 아니었다.
출근해서 일을 하는 와중에 간만 걸었던 탓인지 너무나 나른하고 피로하여서,
조금 승질을 부리기는 했지만 재빨리 추스릴 수 있었던 탓도 한 몫했지 싶다.
엄마와 그럭 보냈었던 1년 전의 그날 이야기를 떠올려보는 건.
그저 요즘의 나의 모습이 딱 그정도 인 듯 싶어서이다.
심리적으로 굉장히 왔다갔다가 심하게 반복되었던 근 2년 중에,
그나마 엄마 덕분에 그렇게 보냈었던 날이었다고 글을 남겨었나보다.
오늘 돌아와서는 원래는 약속이 정해져 있었던 날이었지만, 사정상 그러지를 못해서.
늘처럼 '주몽'이라는 드라마의 뒷부분을 열심히 보고 나서는,
인터넷을 통해 어제 보지 못한 부분을 열심히 보아주고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드디어 등장해주시는 주몽왕자님의 모습에 감복을 금치 못하면서 즐기는 내 자신이 우습다.
역시나 오늘도 시간 때문에 단 몇 분의 등장을 보아주긴 했지만 말이다.
예전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드라마를 볼 때에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그저 즐기기에 대만족스러운 그 드라마가 마냥 다행이라 여기어짐이다.
수업준비를 대충이긴 해도 그런대로 했던 탓에 오늘 수업도 훨씬 더 매끄러웠으며,
어제처럼 최근의 생각처럼 하는 것 없이 그저 지나가기만 하는 시간이 밉지만은 않은 하루였다.
언제나처럼 그래왔던대로 주위 사람들에게 안부도 먼저 건네보고,
괜히 아무것도 아닐 그것들에게 무언가 했다는 뿌듯함을 미련스레 가져보는 일상으로 지나는 나.
무엇보다 많이 나아진 얼굴의 흉측한 요상스런 것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기 그지없다.
원인이 무엇인지 골똘하였으나, 대충 무엇이 원인이었는지 짐작가는 바.
그래도 아직은 싫은 병원의 그 특유향을 맏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안심이다.
뭐 어쩔 수 없이 조만간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ㅠ_ㅠ..
덧붙여 꿈이야기를 꺼내보면 오늘은 중등시절의 이야기가 등장했다.
참 우습게도 무슨 일이 생길 것 마냥 그렇게 차차 지나온 내 일상들이 정리되는 듯한,
요즘의 꿈 레파토리가 우습다. 뭐 단지 꿈일 뿐이지만.
그리 당분간으로 누군가가 나를 먼저 찾아주기를 날 바래주기를 바랬던 것의 변화가
그저 가만히 내버려두길로 바뀌더니만 이내 다시금 내가 먼저 찾아나서는 변화가 되었다.
결국은 나약한 내 자신에게 지지 않으려 하는 내심의 내 마음은 절대 바꿀 수 없는 건가봐.
다시금으로 인정하는 제일 어려운 것의 존재라는 것에 대해 내심 실감하는 오늘이다.
무언가를 차차 바꾸어 나가야지 하며 애쓰는 것 보단,
두고 보면서 거기에 맞춰 나가는 일상도 그다지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오늘이라는 시간의 일상도 그렇게 마무리하며 지나는 지금.
한 시간여를 걸었던 그 시간을 떠올리면서 편안 잠 자두어야 겠다. 좀 늦긴 했지만 말야.
(이미지는 예전에 네이버 포토갤러리에서 가져온 것임당.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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