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짐들을 정리하는 오후.
오전 수업을 마치고 돌아와서 점심을 맛나게 먹고서 또 다시 열심히.
그렇게 열심히 짐을 나르고 또 나르고 정리하고...
해가 뉘엿할 즈음, 뒤정리에 여념이 없으신 부모님.
이틀내내 어찌나 이층 계단을 많이도 반복해서 다녔는지,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인지라 잠시 앉아서 쉬어가는 중에 한 컷.
집들이 빽빽하게 가득히도 자리잡은 우리 동네는,
이렇게 조금이나마 높은 곳에 올라와야 햇빛을 볼 수가 있다.
왼쪽집은 우리집 앞집. 오른쪽은 우리집. 그리고 그 앞에도 또 바로 집.
이층방이 비어있는 게 어찌나 다행인지,
막 내놓았던 방이 나가기 전에 집수리를 결정했다.
이쪽은 햇빛을 받고 있는 우리집 옆집의 모습.
이젠 짐을 대중 옮기고 나서 뒷 정리를 하는 중이다.
지는 해가 이틀내내 이쁘게만 보일 뿐이다.
오늘의 아침 해가 너무나 기대되었던 것 처럼,
햇살이 그득 비춰지는 이층이라 훤~하니 좋긴 하다.
아마도 이 난리통에 사진 찍고있는 나를 보셨다면,
분명 엄마 한소리 하셨을텐데..훗.
온 사방에 다 집인지라,
그 틈새로 보이는 하늘이 다 반가울 뿐이다.
제대로 가을빛 나주는 하늘이다.
그림자를 통해 비춰지는 선들은,
아마도 우리집 옥상에 있는 전깃줄들인가 보다.
마지막으로 찍어본 사진은,
아래서 올려다본 우리집 옥상 위의 하늘이다.
형용할 수 없는 하늘의 색은 너무나 예뻤다.
이제 곰새 오늘 해가 지고나서 하룻밤만 더 지나면, 공사가 시작된다.
그리고 한달 여 간을 이 곳 이층집에서 지내야 한다.
다시 내일 해가 뜨고나면 한 주의 일상이 시작된다.
그새 10월도 절반이 지난다.
무언가 멋진 올해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보겠다고 한 다짐은,
잘 될지는 미지수지만, 곰새 시간은 또 지날 것이다.
내가 뭐라 하지 않아도 늘 잘도 지나가는 시간.
공사가 마무리 되기 전, 가을이 다 지나기 전에,
단풍구경이라도 한 번 다녀와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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