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큰맘 먹고 일찍 나선 출근길.
아주 예쁜 눈이 소복소복 내리고 있었다. 사진으로 담고팠으나,
너무나 가느다란 눈발이 휴대폰으로는 역시 어림없다. ^^;
어느 새 시간이라는 것이 그렇게 지나,
오늘 마지막으로 이른 시간의 출근길이 되었다.
그러고보니, 내일부터는 아침 이른 해를 보긴 어렵지 싶다.
어찌나 눈이 예쁘게도 내리던지 그냥 하염없이 바라보고 또 바라본 하늘이었드랬다.
사각사각 밟히는 눈.
조금씩 쌓여가는 차가운 아스팔트, 보도 길 위의 눈.
그게 오늘이라는 하루가 다 지나고 나서야
마지막 오전 이른 출근길이었다는 걸 알아챘음이다.
퇴근길엔 참 많은 눈이 내렸었는데,
휴대폰 배터리가 다 되어버린 관계로 사진 한 장 담지 못했음이 살짝 아쉬웠음이다.
요 위 사진은 운동을 마치고서 돌아오는 길에.
그새 수북히 쌓인 눈.
괜히 아쉬운 마음에 사진 한 장 담아보았음이다. 그새 길이 빙판이 될 지경이다.
괜한 자격지심의 요즘 나날들. 그저 내뱉어지는 소리들조차도 분간이 가지를 않는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순간에 집중해버릴 뿐이다.
퇴근길 눈발 심히 날리던 중에 나를 알아봐주던 초등 동창 녀석을 마주쳤다.
첨엔 누군가 싶어 자세히 보니 아는 사람이지 뭐냐.
어찌나 우습던 내 모습이던지 말이다.
당장 눈 앞에 닥친 일들이 많기도 많거니와 복잡스런 일들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문득 조금 전 방안에 들어와 음악을 탁~하고 트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랬다.
'지금의 나의 모습이 턱없이 어리석고 부족하게만 보일지더라도 그게 나인 걸.'
'언제고 또 시간이 흐르다 보면 스스로 알게 되겠지.'
이 시간 지나고 또 지나면 지금의 나의 행동, 나의 생각 그 모든 것들이,
또 다르게 나에게 다가와선 곱씹을 날이 언젠가는 결국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요만큼도 뭐하나 제대로이지를 못하는 나의 모습.
자꾸만 그런 나인 것만 같단 생각이 들어주는 나이기만 함에도,
당장 또 이내 버리지 못하는 나의 또 하나의 습성임에 역시나 곰방 그러고 말아버리는 내 모습.
그만두어야지 하는 맘이면서도 내심의 마음에 또 그러고야 마는 나.
다시 무언가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후회의 후회를 거듭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역시나.
나는 또 여전히 그 모습일 것이다.
조금의 마음의 여유일까. 괜히 내리는 소복 눈발들이 참 예쁘게만 보였더랬다.
한 순간이나마 그럴 수 있게 해준 모든 기회들에게 부라보~ ^^;
잠시 오늘이 화요일인지 알았다는 어이없을 그 모습에,
별 생각없이 늘처럼 그렇게 지나고 말 밤의 시간일 뿐이다.
그만 이제는 그만이어야지. 그래야지. 한껏 마음에 담아보았자 그 순간 뿐이라는 걸,
새삼스럽다 여기고 있는 지금. 밖에는 눈이 또 내리고 있을까 말이다.
그래도 간만에 눈답게 내려주는 겨울 무르익어가는 와중에 떨어지는 눈송이들.
괜히 눈물이 그립고, 아주 차가운 바다가 그립고, 사람 한적한 외딴 곳의 극장이 그립다.
마음앞서 이러쿵 저러쿵 난리도 아니었다가도 이내 이런 마음을 갖게되는 나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지나는 일상일까 말이다.
그 순간 지나고 나서야 내가 또 잘못을 한 건 아닐까란 생각이 곰새 자리잡아버리는 나는.
안그래도 왕소심인데, 더 소심이가 되어버린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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