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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쟁이.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7. 2. 5.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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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뭐, 왜냐고 묻더라도 그냥 딱히 답할거리도 없지만,

  그냥 봄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득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그랬던가.』

 

 

예전 그러니까 작년 겨울 내가 사는 이 곳 광주에 첫눈이 내리던 날,

어찌나 많은 눈이 내렸던지 기이할 정도였다.

사진은 그 때 엄마의 그 큰 차속에서 내리는 눈발에 서점에서 사온 책 하나를 살펴보던 중.

습관인지라 무심코 휴대폰을 꺼내들어 사진을 찍었더랬다.

지금 가지고 있는 휴대폰보다 참 카메라 성능이 좋았던 휴대폰인데,

생각해보니 그 휴대폰 덕분에 사진 찍는 재미를 맛붙이게 되었던 것 같다.

덕분에 내 똑딱이가 천대받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고.

어제 오늘 주말 내내 잠을 정말이지 우리네 말로 오지게도 자버린 것 같다.

 

오늘은 오전 일어났다가 방에 들어가 자다가 일어날까 하던 중.

오후가 넘어서야 비몽사몽간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 한 통에 일어났다.

참 신기하게도 아주 오랫만에 그것도 가뭄에 콩나듯 가끔씩 있는 일이지만,

그렇게 주말이면 전화가 한 통씩 걸려오기도 한다.

(그래서 늘 예전처럼 휴대폰을 정지해 버릴까 하다가도 이내 또 망설이는 걸까.)

어쨌든 전화 내용은 이랬다.

"여보세요? "

"어, 나야." <- 솔직히 이 대목은 잠결에 받았던터라 기억이 확실하지 않음. 내 이름을 불렀던가? -_-;

"누구?"

"어라. 너 뭐냐..이러기야? "

분명 걸려온 전화는 저장된 번호도 아니었고,

게다가 휴대폰 건너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남자! ㅡㅡ;

몇 마디 하다보니 무의식 중에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서 얼른 이름을 물어봤더니.

딱 들어맞는 거다. 역시나 내 귀는 타고난 게 아닐까 말이다. 점점...-_-;;; 심각하다 나. 에효..

"그래. 그런데 어쩐일이야? "

"왜긴 니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지."

아이고, 감지덕지다. 내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이가 있을줄이야..

"그래? 고마운 일이네. 잘 지내? "

초등학교 동창 녀석인데, 어떻게 오래 전부터 졸업 후에 단 한 번도 모임 같은데서 보질 못했지만,

가끔 문자나 전화상으로는 꽤 오랜시간 자주 연락을 해온 듯 싶은 친구.

해양대학교를 나와서 늘 배를 타다가 대화상으로 들어보니 지금은 군산에 있다고 했다.

기억에는 6학년 시절.

선생님과 함께 갔던 무등산 등반에서 산을 잘 못타는 나를 짝꿍이라고,

끝까지 뒤에서 함께 도와주며 올라갔던 녀석이다.

이놈의 기억력은 어린 시절 기억이라곤 제대로 된 게 없어서, 그 아이의 모습이라곤 단 하나.

그 때 열심히 목적지까지 옆에서 같이 해주었던 것만 기억이 난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졸업하고서 고등학생 때 딱 한 번 길거리에서 마주친 적이 있는데,

"너네 아버지 xx고 음악선생님이시지? " 라는 말에.

"어, 너 xx고 다녀? "

라는 단 두 마디 대화를 했던 기억이 방금 났다.

늘 연락을 하다가도 대충 그러려니 (솔직히 관심 밖 대상이라..) 자세하게 알고 있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고 녀석 잊어버릴만 하면 가끔씩 안부를 건네주니. 고맙다고 할 밖에^^;

어쨌든 늘 그랬던 것 처럼 이래저래 별 말 없이 통화를 마치고나서는 일어났다.

 

어젠 어찌나 잠을 많이도 잤던지 내가 이렇게 잤던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도 잤드랬다.

그리고나서 깨고나선 어찌나 한심스럽던지 말이다.

이상하게 집에만 있으면 해야할 학원 일이나 이것저것들이,

몽롱~ 일순간에 삭제되어 버리는 느낌.

에효..정말 게으름쟁이라 이렇게 비만은 아닐까 생각해봄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오늘 오전에는 이래저래 심란한 생각들 때문에 머리가 복잡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오늘까지 이렇게 디비져 자버리고 나서 오후에 한 일이라곤,

영화 한 편 보고 밥먹고 그리고 또 계속 텔레비젼 앞에 조금 전까지 앉아 있었다는 거.

아마도 내가 뚱뚱하니까 사람들이 게으르다고 여길테지란 생각이,

어쩜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음이다.

그리고 저녁을 먹은 후에는 갑자기 생전 좋아하지도 않는 딸기를 요즘들어 자주 먹게 되면서,

또 딸기가 먹고싶단 생각에 사러 다녀와서는 같이 사온 사과와 함께 아그작 먹어버렸다는 거.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와 밥이 없었던 터라 피자를 시켜먹는 동생 옆에서,

결국에는 텔레비젼을 보면서 얻어 먹었다는 거. ㅡ_ㅡ;;

그러니 살이 빠질리가 있겠는가 말이다.

이상하게도 언젠가부터 다시 주말이라는 시간이 편안해지면서,

계속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것이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는 것 같다.

마음이 편안한 건 좋지만 너무 생각없이 사는 것도 좋은 것만은 아니지 싶은 주말이었다.

이제 얼른 마무리 지을 일들을 서둘러 하고,

내일 있을 수업 준비도 좀 하고. 마음을 다시 다 잡아봐야지.

며칠이나 갈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엄마에게 어서 시집이나 가버렸음 좋겠다란 이야기를 또 한 것도,

무언가 새로운 일이 생겨주었으면 하는 바램은 아녔을까.

도통 무언가 끈을 잡아보려 한다고 하는데도 잘 되어주질 않으니 것도 쉽지가 않을 듯 하다.

아니면 가당치도 않은 일이거나.

너무 많은 생각에 그동안 휩싸여 있었거나,

아니면 이전까지 오랫동안 너무나 많은 시간내내 잠을 이루지 못했던 차에 깨어 있었거나,

마음먹었던 것들이 너무나 실행이 잘되고 있는 탓이거나.

뭐가 되었든 많은 가능성들의 하나가 실천되고 있는 건 아니겠어?

 

숨이 터져라 달리거나, 혹은 심장이 터질 듯이 마이크를 부여잡고 노래를 하거나.

둘 중 하나는 꼭 해보고 싶단 생각만 그득할 뿐.

대체 나 뭐냐. 이런 주저리들 그리고 잡념과 사각들.

언제까지 이러고만 있을거냔 말이다.

 

이 게으름쟁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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