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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라 해야 할까.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4. 11. 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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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과연 바라는 게 있긴 한걸까.

 

자꾸 날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들은,

끊임없이 지속되어..

결국은, 공포스러운 기분에 소름이 끼칠 정도다.

 

 

1.

 

토요일이 다가오는 밤에.

그렇게 혼자서 극장엘 가다.

'주홍글씨'

음악이 참으로 멋진 영화였다.

스토리의 엉성함이 조금은 그러했지만,

그것도 다 어찌보면 정상적인 발상에서 이루어진 것인지도 몰라.

그렇게..

정확히..

토요일 새벽 1시에 집에 귀가했다.

여전히 뒤숭숭한 우리집. 난 이 순간이 젤 싫다.

집에 들어왔을때, 버벅거리고 있는 식구들.

이상하다. 사람이라는 것은,

집에 왔을때, 캄캄하게 아무도 없으면 괜시리 화가 나다가도,,

이렇게 환히 불밝혀져 있는 집에 들어올때,

티격태격해야 하는 가족들이 그저 일상처럼 각자 자신의 일을 하고 있을때에도.

부족해. 부족해.

 

2.

 

2주일 전에 세웠던 서울행 계획은 가지고 있는 돈에 대한 압박감때문에,

가지를 못하고서,

내내 아쉬워 하다가..

다시 대전엘 가게 되었다고 어딘가로 가게 되었다고,

애써 외쳐보았지만, 그리 되지 못해.

만남이 주 목적은 아니지만,

못만날 거 같다니 오지 말라구 하니 또 못가게 되.

예전처럼 선뜻 나서지 못함은 역시나 돈에 대한 압박감 때문일까.

그것으로 인해 그럼 못가는 대신 영화라도 한편 보자는 후배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함.

하지만,

왜 그리도 어딘가로 나서는 게 싫어,,

일단은 보류했다.

그 부족함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한 탓일까.

불안함은 지속되고 지속되어,

그냥 집. 내 방에 눌러 앉아있기로 함.

구르고 구르고 또 구르고,,

토요일에 정해져 있는 하나의 외출마져 포기함.

그것은, 역시나 사람을 만나기 싫어서 일까.....

모임에 어여 나오라고 전화해준 태영언니에게 고마울 뿐.

젠장, 그게 고맙다니....

나라는 사람은 그렇게 거절을 하고도 내일로 만남을 미루게 되었다.

일요일, 식구들이 단체로 여수에 간다고는 했지만,

차라리 잘되었다. 숨막히는 듯한 식구들과의 나섬보다야,

10년여 만에 보는 후배를 보는 게 낫겠지 했다.

 

3.

 

노래방에를 가자는 동생과 함께 찾은 노래방은,

실컷 노래를 불렀음에도 그 만족감 찾을 수 없고...

이젠, 무엇하나 기쁘지가 않아.

내가 왜 이러하는 걸까.

 

4.

 

3시. 잠에 드려 하니 역시나 잠이라는 것은,

자려고 마음만 먹으면 오지를 않으니. 이것은 또 어쩌한단 말인지..

그렇게 또 추억 기억한켠 붙들다가 잠시 눈물을 흘리려 하다가 멈춤.

신기하기도 하지. 이젠 절대 울지 않으려고 하면 될 때도 있구 말야.

mp3 를 부여잡고 음악을 듣다가,

끝내는,,,5시에 기상하여, 다시 radiohead 의 기운을 빌려 다시 잠을 청하다.

시끄러워.

왜 이리 시끄러운 거야.

가슴 한켠에서 울리는 멜로디는 Eagles 의 Hotelcalrifornia.

하지만 들을 수가 없군.

새벽께의 그녀의 전화는,,

나 멀까. 하고 싶었던 말이.

문득 스쳐지나갔던 그 많은 말들이.

 

5.

 

해가 뜬 일요일 아침.

약속시간과 장소를 정하고선,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잠에 빠져들어감.

일어나보니, 어느 새 시간이 약속시간에 다다르다.

제정신이 아니군.

이젠 약속시간 마져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이다.

서둘러 나서다가 그 불안함을 억누르지 못하고,

무슨일이 있는 건 아닌지..혹시나 살짝 문자를 보냈더니.

" 아니 암일도 없어. 왜 혹 나쁜꿈이라도 꾼건가."

참을걸 그랬어. 참아야 했어.

그러고선 정확히 약속시간이 25분이 지난 후에 후배를 만났다.

10여년 만인데도 그 느낌 참 이상토록, 아무렇지 않음은,

무얼까.

그렇게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내 머리속의 지우개'.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었지만,

볼만해.

옆에서 훌쩍거리면서 우는 후배를 보면서, 너는 무에 그리 슬프더냐.

어쩌면 이러고 있는 나 자신때문에 난 살짝 눈물을 보였을뿐.

내내 후배에게 중얼거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러고 나면 남는건 무어란 말인가.

터진 거라고 내 입에서 나오는 소리들은,

신기하게도 잃어버린 2개월에 대한 것들. 우습다 우스워.

그러고선, 바람부는 찬기운에 서글퍼져 집에 돌아오다.

자꾸만 더 아파오는 무릎이 속상할 뿐.

그리고 있지도 않은 돈에 만남에 대한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돈이 걱정스러움.

 

6.

 

지저분한 방을 치우고,

동생이 집을 비운틈을 타서 잠시 컴터를 하다가,

그러다가,

방을 말끔하게 정리하고선,

이쁜 우리 지현이가 부탁한 십자수를 부여잡고 하다보니,

시간은 잘가는 구나.

내일은 무슨일이 있어도 돌려주어야 하는데...

근데, 맘처럼 잘 되지를 않아.

3시까지인가 버벅대다가 잠들기로 함.

시끄러운 음악이 싫어서,,

가만히 누워있다보니 잠이 들었구나.

그렇게...주말이 지나가는 구나. 11월의 첫주말.

주말이 시작되면서 머릿속에 자리잡은 생각은,

날 이렇게 만들어가는 내가 너무나 무서워.

무섭고 또 무서워.

마무리 잠들기 전에 드는 생각은,

이것은 언제 끝나려나..

난 무엇을 해야 하고 바라보아야 하나.

칼럼을 써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글을 쓰고 있는 월요일 아침나절..

역시나 마음에 지독히도 안드는 글과,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저 사진.

음악은,

모르겠다.

모르고 또 몰라. 열쇠를 어디다 두었는지 모르겠다고,

한바탕 난리를 치고 가신, 엄마를 보면서...

그건 또 무에냐.

도대체,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끔찍하리 무서운건, 시간이 가고 있음을 알고,

잠드는 시간이 언제인지 알고 있다는 것은,

무얼 하고 있는 건지 모르고 있는 와중에도.

알고 있는 것이 있구나.

 

정말 무서워. 내가. 날 이렇게 만들어 가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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