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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마지막 날.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5. 6. 1.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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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간절히도 외쳐댔던 '목련이 진들, 무에 그리 슬프랴' 의 오월이 벌써 지난다.

 

1.

전날 앞으로 기다림은 조금 지루할테지만,

나를 기다리고 있는 뿌듯할 주말을 생각하면서, 웃으면서 잠들었던 그밤.

무색하리 만큼. 너무나도 벅찼던 하루. 5월의 마지막 날.

새벽께 일어나면서 문득 눈물이 날뻔 했음의 시작.

그것은,

간절히도 마음담아 절실하게도 애타는 마음 한껏 실어날려 보낸.

그 메세지 때문이 아니라고 내내 스스로 다짐해 보아도,

그렇지가 않아.

그리고 그것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

언제처럼 언제 자던지. 기상시간은 5시가 채 되지도 않은 시간. 그것 때문일까.

나의 원망들은 누구를 향한 것인지 조차 분간할 수 없음에,

가만히 소리내어 울어보았으나, 그래지지가 않아.

그것마져 내쳐버리고 싶음이었다.

 

2.

새벽에 들렸던 아버지의 그 괴상한 소리는 단지 술 기운 때문이라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난리도 아닌 5월의 시작.

"지금 아빠가 현재시각 열이 38도 이니 돌아가면서 노력좀 해봐라."

그러시면서 난데없이 내 방에서 잠을 주무시는 어머니.

새벽의 일어남 때문에 비몽사몽 정신이 제정신이 아니었던 터라. 뭔소린지 했다.

사태의 악화.

누워계시는 아버지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건 또 무슨 조화인고? 했을 뿐.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열을 내리기 위해 최대한의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열심히 노력중인데,

터져나오는 아버지의 통곡 소리에 거참 했다.

언젠가 모 프로에서 아버지 이럴때 애처럼 보인다가 문득 스쳐지나가는 순간이었다.

밥을 먹으면서 "아까 아빠가 엉엉엉~ 이러면서 울데." 하면서 엄마와 함께 웃어버렸음은.

동시대의 감정이었나 보다.

"아빠 애같애." 동생 한마디 덧붙인다.

도대체가 일이 없을만 하면 하나씩 터지니 그것 또한 타고난 것인가 보다.

슬며시 잡아본 아버지의 손은 한없이 따스하기만 했는데 그것은 열때문만은 아니었던 듯 해.

무심한 나는 그렇게 아침을 보내버렸다.

따스한 햇살이 그득한 오월의 마지막 날의 시작은 그러했다.

출근길에 나서면서 듣던 윤씨의 앨범마져도 시끄러웠을 뿐.

 

3.

계속해서 눌러댔다 삭제했다 걸어보려다 끊기를 반복한 그 번호.

나는 전화를 걸 자신이 없다.

그의 처절한 냉정에 나도 얼어버리니까.

미안하오. 나의 미련함.

 

4.

오늘따라 애들은 유난히도 말을 안탄다. 무섭게 내려버린 것은.

2주정도 된듯한 이 사태의 심각성은 조증과 함께 내리는 울증이다.

떠들어라~ 니그들 맘대로 떠들어라. 했더니만 같이서 쿵짝하다가 이건 아니다 싶었다.

단숨에 돌변하여 엄하게도 애들을 다그쳤다. 그 애들이 무얼 알겠냐만은.

이건 정말 정도가 심했다. 어쩐지 월요일이 무사히 지나간다 싶었다.

그것은 아마도 5월의 마지막 날을 이리 장식하기 위해..ㅡ0ㅡ 하필이면 여기서 장식이란 단어는.

왜 튀어나온단 말인가....뷁스럽구만.

어쨌든 그러라고 어제가 무사히 지나가 주었나 보다.

아마도 어제는 간만에 울려준 내 전화에서 "정현미 고객님이시죠? " 의 목소리가 아닌.

진정 사람의 목소리 때문이었으리라.

엄한데서 뺨맞고 여기서 화푼다고 또 그렇게 애들을 심하다 싶을 정도로 다그쳤다.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던 걸까.

오늘 참으로 많은 애들이 속을 태웠다.

상황의 들어맞음은 정말이지 어찌할 수가 없나봐. 그런가봐. 그런가?

설명을 하고 또 설명을 해도 알아먹지 못하는 것은 내 문제였을까.

아니면, 시간상의 문제로 인해 같은 것을 내내 반복하고 반복해서 외쳐야만 했던,

상황의 문제였을까.

언젠가 칠판에다가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는데도, 아이들의 동글동글한 눈동자.

에라 답이나 그냥 받아적자여서 속이 너무 상한 나머지.

내내 나의 자격에 대해서 고민했던 적이 생각난다.

지칠대로 지쳐버린 내 목소리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회한을 가졌는지 몰라.

그 순간 지나 다음 타임이 되자 차분해지자 차분해지자를 외쳤던 덕분일까 무사히 지나주어.

주저앉아 울어버리고 싶었음을 꾹 눌러담았다.

누가 옆에서 꾹~ 하고 찌르면 엉엉 울어버릴 태세였으니,

어서 밤이나 와주어라를 내심 위안삼았다.

ㅡ_-;; 예상은 빗나가 중등 이늠시키들 아예 대놓고 긁어댄다.

한 20분 또 설교를 한듯 하다. 차마 때리고 싶음은 기운의 소진으로 인하야..

무사히 애들에게는 다행일 그 시간이 지났다.

 

5.

퇴근길에 전날 무지하게 같이 잘도 달려주던 영어샘을 붙들어 잡고,

다시 한번 달려줄까 싶었지만.

또. 눌러담았다.

생각해보니 조 위의 사진은 맘껏 달려준 그날 새벽 집에 귀가하면서 찍은 사진인 듯 하다.

 

6.

 

 

밤이 되었다.

빛. 빛이 주는 여운은 무엇일까. 나에게 있어 빛이라는 것이 무의미 했던 지난 날.

요즘들어서 자꾸 빛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을 해봄이다.

 

 

 

비교가 되는가. 그래 무지하게 되어준다.

하나는 정상적으로 출근 시간에 나가면서 찍은 것이고, 하나는 주말의 이른 출근에 찍은 사진.

그래서 자꾸 더 빛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봄이다.

이제 6월의 시작과 함께 빛은 더 강렬해 질텐데. 그럴텐데.

난 과연 무사히 6월지나 다가오는 여름의 빛을 장렬히도(?) 맞이할 수 있을까 말이다.

 

7.

드디어 나 자신의 모습으로 되돌아 와줌을 고이 받아들여 고마와 하는 밤.

그 시간이 있어주어 나는 그리했었나니.

관계는 무엇이며 연의 끈은 무엇일진데...

괜찮아 괜찮아를 연발. 남발중이시다.

이틀 내내 땀이 스며들어 찬물로 샤워를 해야만 씻길 정도로 운동을 해주고 나니.

어제도 오늘도 불과 이 시간이 되었음에도 잠이라는 것이 나를 스멀스멀 감싸안기 시작하는 듯 하다.

늘처럼 다 제치고 기분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그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해 고마와하면서,

자야지. 자야할테지.

기상시간이 이르면 어때. 그래야지.

추억도 멋도 기억도 다 지나쳐버리면 그만이지.

또 하나의 결심-과연 될까?-을 다져주면서 시작한 오늘의 마무리.

오늘의 날짜를 보니. 하루내내 그 오월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이 날 쥐어짜고 있었나보다.

언제고 그랬던 것처럼 그 무엇의 마지막 날짜라는 것은 나를 옭아매었던 듯 해.

원하던 대로 글이 써지는 것도 아니지만, 참 우습기도 하다. 그러면서 주절거리는 내 모습이.

그래. 어쩌면 아까의 그 무너져내려 버릴 것 같은 상황에서 웃음으로 넘겨버렸던 것처럼.

그렇게 웃어넘겨 버리고 나면 그만이야. 그만인 것이야.

목을 타고 넘어들어가는 색다른 맛의 레모네이드가 고마울 뿐.

그리고 오늘 도착한 무한 시디들의 그 모양새가 고마울 뿐.

기쁘지가 않아. 색다른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이 기회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쩌나 내심 고민중.

아직 뜯지도 않은 그 밀봉된 비닐들을 과연 6월이 시작하며서 나는 뜯을 기운이 남아있는가.

그리 시작해보는 20050601013722 의 시간이 막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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