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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6. 7. 12.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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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날 때도 그러지 않던 하늘이,

연신 비를 퍼부어 준 날이다.

내내 혜택받은 땅 광주에서 사는 게 행운이라고.

중얼거렸던 태풍이 지나가는 와중의 나였다.

눅눅하고 느슨한 건 싫지만, 걸음걸음 내내 떨어지는 빗방울들은.

여전히 나에겐 참 좋다.

이제서야 제대로 장마답게 비가 내려주는 것 같다.

아이들의 시험이 내일로 끝난다.

모든 일정이 이제서야 끝이 난다.

기대도 하지 않거니와,

기대라는 단어는 이미 져버린지 오래다.

아이들이 그저,

자신의 기량 만큼이라도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라는 바.

그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부응해주지 못한 내 자신이 참 한스러울 뿐.

그렇게 시험 마무리 덕분에 늦어진 관계로,

늘 서둘러서 버스 시간을 맞춰 귀가하는 난.

오늘 역시 버스를 놓치고야 말았음이다.

다음에 오는 다른 버스라도 타야겠다 싶어 한 두 정거장을 걸어가기 위해.

횡단보도에 섰는데, 그새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뀐지도 모르고서,

사진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비가 오는 밤의 다가오는 매력은,

그 무엇도 아닌 역시나 밤을 비춰주는 휘황 찬란한 불빛들이.

더 화려해지기 때문인가 보다.

그렇게 돌아오는 동안 한 시간여를 걷고 또 걸었다.

잠시나마 그친 비에 우산을 접었으나,

이내 곧 쏟아지는 비.

아주 잠깐이나마 그 빗줄기를 몸에 적셨다.

 

 

비가 와도 그런가보다. 그냥 그냥.

그렇게 지나는 일상이다.

이건 위에 있는 사진을 찍기 전 담아본 것인데,

좀 더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이다.

빛을 없애니 나름 또 다른 느낌의 비오는 광경.

사람, 상대적이라지만 오늘 오전에는 그렇게 그러려니 하고 말아버렸음이다.

언젠가는 그 누구든지 간에 분명 알게되는 날 올테니까.

자신이 그러한 것에 대한 대가는 언젠가는 꼭.

그리 치르게 될테니까.

오늘은 제발 좀 일찍 잠들자의 다짐으로 돌아온 귀가길.

간만에 퇴근 길에 이리저리 방황했던 시간이었다.

최근 자주 들어주는 머릿 속의 생각으로,

술이나 한 잔 하고픔이 그득 그득하다.

돌아오던 길에 사는 친구를 불러내볼까 했지만,

이내 마음을 접고 말았다. 술은 안돼 안돼~~.

또한 슬쩍 머릿 속을 같이 스쳐지나는 생각으로,

어찌나 엉뚱하고도 미련하기 그지 없던 생각이었던지.

피식 하고 웃어보았음이다.

내가 없이 살아가더라도, 그래도 최소한의 무엇은 지키며 살아야지 안그래?

다가오는 3일 동안의 휴일에는 무엇을 할까.

벌써부터 골똘해주시는 중이다.

게다가 곧 다가올 연휴는?

이내 머리를 도리도리 저어봄이다.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

그러고선 눅눅하고 끈적한 듯한 방안 구석구석을 깨끗이 닦았다.

영화나 한 편 보고 잠들어야 겠다.

그리고, 그러던 와중에 음악 수정해서 바꿔봄이다.

어때? 음악 괜찮아?

뚜루뚜루~ 귀라도 열어서 조금 업해보는 시간 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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