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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비 내리더냐?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6. 9. 6.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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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비 내리고 있는 중이다. 톡톡톡 참 기분좋게 내리는 비.

너무나도 정신없었던 오늘 일과를 마치고서 밖으로 나서는 순간.

어찌나 몸서리치게 쌀쌀함이 스미던지,

무지막지한 아이들의 열기 속에 그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좋기만했던 하루.

퇴근 길 나서는 순간에는 그저 입고 나온 오늘의 옷이 민망스럽더랬다.

어찌나 늘 그렇듯이 다녀오고 나면 참 좋은 것을,

운동을 가던 와중, 가기까지가 힘드니 말이다.

날씨 덕일까 친구 한 명 붙들고서 간만 맛난 술 한잔 하고픔이 그득했던 잠시간이었다.

지금도 계속해서 비는 내리고 있는 중.

아마 이 비가 그치면 제대로 가을 시작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어렸을 적 부터 너무나 좋아했던 가을.

그래서 내 자신 모습도 어중간인가 보다. 흣.

물론 무더위의 땀 뻘뻘 흘릴 수 있는 여름도 좋긴 하지만, 난 가을이 더 좋다.

그건 그렇고, 운동을 마치고서 역시나 가뿐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길.

어찌나 희한한 색들이 아스팔트 위를 장식하고 있던지 말이다.

몇 컷 찍어보았는데, 그 무슨 형상인지도 알아먹을 수가 없는 사진들뿐이다.

그 중 제일 멀쩡한 단 한 장의 사진을 올려봄이다.

무엇보다도 오늘은 잠 한 번 건드러지게 잘 수 있겠지 싶어,

지금은 기분이 여느 때보다 좋다.

실은 방학이 끝나면서부터 운동량이 줄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꼭 자다가 몇 번은 깨어야 하고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음에,

무엇보다 지금 비가 계속해서 내려준다는 사실이 마냥 좋을 뿐이다.

뭐, 비가 와주었으면 하는 무의식 중의 간절한 바램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음도 몸도, 너무 건조했기 때문일까.

모든 생각들 모든 주위의 것들을 다 물리치고서,

그저 빗소리 아주아주 크게 들리는 어느 공간에서 널브러져 누워있음 좋겠지 싶다.

빗줄기가 내려지는 그 소리만 달랑 하나 남겨진 공간에서 말이다.

 

 

 

 

내일은 비오는 수요일이 될 듯 싶다.

어딘가에서 비오는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하면서,

내게 장미가 건네진다면 기분이 좋을까? 우스갯 생각을 해보면서.

다시 한 번 달력을 보면서, 수요일이 맞는 거지? 하고 중얼거려본다.

우리집 내방도 그렇거니와 일하는 곳의 내 교실도 그렇듯,

아마 햇빛이 제대로 들지 않기 때문에 나에겐 그 영향이 상당하지 싶다.

비오는 것이 좋은 건 아마도 나 뿐이 아닌 주위가 오늘의 하늘처럼 흐릿하기 때문일까.

시간 지날수록 햇빛의 스며듬이 간절해 지는 듯 하다.

그러면서 다시금 비가 오는 것이 좋은 건,

늘 모자라고도 부족한 내 자신을 채워주는 듯한 기분이 마냥 좋은가 보다로 마무리 짓는 바.

지금 비가 내리더냐? 계속해서 비가 내려주고 있더냐?

큰 소리 한 번 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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