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참 다행이지.
나의 우울이 주변 사람들에게 부디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보다 조용히 아프다가 조용히 나아졌다가, 누구에게 기대지 않아도 나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만큼만 되었다면. 매일같이 꾸는 악몽이나 수없이 속으로 삼켜대는 울음이 곁으로 새어 나오지 않았다면. 이 감정의 늪에도 어느 순간 적응해낼 수 있으려나. 사람들은 내가 배려심이 많고, 희생정신이 뛰어나며, 웬만한 것에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이기적이고, 그다지 손해 보고 살고 싶지 않아하고, 어떤 부분에서만큼은 그냥 손가락으로 툭 건드려도 바닥을 칠 만큼 약해 빠졌다. 누군가에게 내가 커다란 모습으로 비추어졌다면 그건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해서였겠지. 그 힘으로 꿋꿋이 버텨내가며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기도하던 날들..
thinking about../나는.
2020. 11. 21. 23:10